brunch

매거진 음악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수 Feb 21. 2023

매일매일이 조금은 다정해졌으면

어제, 저녁을 일부러 안 먹으려고 한 건 아닌데, 어찌하다 보니 때를 놓치고 말았다. 가볍게 우유 한 잔 마시고 말았다. 허기는 여전하지만 몸은 한결 가볍다. 일부러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가끔 이렇게 한 끼 정도 건너뛰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많이 먹어서 잘 때까지 불편한 것보다는 훨씬 낫다.


적게 먹고, 덜 가지고, 덜 누리는 사람은 많이 가진 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오히려 살아가는 데 이로운 면도 있다. 가지고 있는 것이 적으니 지켜야 할 것도 적은 것, 그만큼 삶이 덜 피곤하다.




통화를 하면서 서로의 안부를 묻다 보면, ‘밥은 잘 먹고 다니냐’고 묻는 사람이 있다. 아마 비슷한 처지를 겪었던 경험에서 나온 걱정일지도. 아니면 의례적인 인사치레로 하는 말일 수도 있고.


단순히 형식적인 안부에 그치더라도, 그런 말을 들으면 고마운 마음이 든다. 그런 사람들은 마음에 오래도록 보고 싶은 사람으로 남았다.


그래서 든 생각이다. 나도 누군가의 안부를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백수린 작가의 글처럼 나의 매일매일이 조금은 다정해졌으면. 그래서 누군가의 매일매일 또한 다정해지기를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지난 일요일 오후, 동네 근처를 산책하면서 오디언(Audien)의 <Wish It Was You>를 들었다. 중간에 나오는 경쾌한 비트 때문에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이 기분이 누군가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다. 우리의 매일매일이 다정해져야 하니까.

"이상하고 슬픈 일 투성이인 세상이지만 당신의 매일매일이 조금은 다정해졌으면. 그래서 당신이 다른 이의 매일매일 또한 다정해지길 진심으로 빌어줄 수 있는 여유를 지녔으면. 세상이 점점 더 나빠지는 것만 같더라도 서로의 안부를 묻고 안녕을 빌어줄 힘만큼은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 있을 것이므로."


<백수린 _ 다정한 매일매일>

매거진의 이전글 사랑을 음악으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