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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Feb 27. 2023

누군가는 그렇게 살고 싶었던 하루였을 텐데

하루 ㅡ 최수인(ft. 박소은)

'최수인'이 만든 곡을 '박소은'이 불렀다. 단아하고 고운 목소리, 최수인과 박소은은 내가 좋아하는 인디음악을 하는 싱어송라이터,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오늘 보낸 하루가 떠오른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무슨 거창한 하루가 될 것처럼 각오를 다지지만, 어느덧 하루가 가고 밤이 오면 그 각오가 무모했음을 깨닫곤 한다. 그래도 감사한 것은 나한테 그 하루가 주어졌다는 사실이다.


누군가는 그렇게 살고 싶었던 하루였을 텐데, 나한테는 늘 주어지는 시간이니, 그 하루가 크게 소중하게 와닿지 않는다. 그러나 내가 살아갈 날들 중 생의 한 부분인 또 한 날의 '하루'가 인생에서 사라졌다고 생각하면 그 상실감은 크게 다가온다. ‘이 하루도 나에게 중요했구나, 다시는 오지 않는 하루였구나, 그런데도 쓸데없는 일로 허비하고 말았네.’ 하는 생각.


하루의 의미에 대해 깊게 생각한 건 비교적 최근이다. 나이가 그만큼 들었다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가사와 달리 나는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떠오르곤 한다. 그러다가 박소은의 목소리에 기분이 좋아진다.


멈춰진 생각들로 흘러간 시간들만 탓하는지, 하는 가사에서는 마치 내 마음을 들킨 것 같다. 고독이 습관이 되면 나를 짓누른다는 것도. 무감각해진 것일까. 그렇다고 현실과 가까워질 수도 없고. 그래도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여전히 고독 속에 있지만 고독하지 않은 것이다. 잠시나마.

하루, 깊은 한숨

허공으로 흩어져가는 텅 빈 온기만

눈물, 지난날의 후회가

어리숙한 오늘의 나를 만들어


습관적 고독함은

자꾸만 나를 짓눌러

피할 수 없는 현실과 난

가까워질 수 없네


왜 멈춰진 생각들로

흘러간 시간만 탓하는지

오르고 올라도 제자리에

땅끝을 딛고 섰네


습관적 고독함은

자꾸만 나를 짓눌러

피할 수 없는 현실과 난

가까워질 수 없네


왜 멈춰진 생각들로

흘러간 시간만 탓하는지

오르고 올라도 제자리에

땅끝을 딛고 섰네


하나둘 떠나고

텅 빈 방 안에

홀로 남겨진 또 하루


<최수인(ft. 박소은) ㅡ 하루>


내일의 너와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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