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흔히 사는 건 고통스럽고 힘든 일이라고 말합니다. 돈도 잘 안 벌리고, 하는 일도 뜻대로 잘 풀리고, 그런 상황이 반복되면 푸념이나 심지어 불평,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그런다고 달라질 건 없겠지만, 말이라도 하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릴지도 모르니 이해 못 할 바도 아닙니다.
역시 달력이 바뀐다고 새달이 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4월 1일, 하루를 보내면서 제가 참 완고한 사람임을 다시 깨닫습니다. 여전히 기존 습관을 답습하고, 틀에 박힌 생활을 반복하고, 어제 했던 생각을 오늘 또 하고, 그런 나를 불편해하며 어쩔 줄 몰라 하고. 바뀐 게 딱히 없습니다.
4월이 되었으니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고 마음 한 구석에 찜찜하게 남아 있던 부분을 정리하겠다고 다짐했는데, 결심은 언제나 마음 언저리를 맴돌다 흩어질 뿐입니다. 바뀌기에는 너무 세월이 흐른 것일까요? 세월 탓까지 했습니다. 시간은 아무 잘못이 없는데도. 참 한심한 노릇입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그것이 내 문제로 인한 것이든 아니면 다른 사람 때문에 생긴 문제이든), 질 때 절망스럽습니다. 누구를 탓할 수도 없을 때는 더더욱 힘듭니다. 자신과의 또 다른 싸움이 시작된 것이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책하기보다는 외부에서 원인을 찾습니다. 물론 실패는 당연한 거겠죠. 바꿀 수 있는 건 여전히 나 자신밖에 없으니까요.
이럴 때는 멋진 음악을 듣는 것이 낫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곡은 Sorcha Richardson(소르카 리차드슨)의 <Oh Oscillator>입니다. 일전에도 이 뮤지션의 곡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그날도 3월의 첫날이었네요. 지금처럼 바로 한 달 전에도 뭔가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해 보려고 했었는데... 역시 말뿐이었네요. 저의 한계입니다. 하지만 이 곡은 좋습니다.
그래서 저는 어제 평소 걷던 길을 걸으며 이 곡을 반복해서 들었습니다. 기분이 좀 나아지더군요.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분들 중에 저와 비슷한 마음이라면 한 번 들어보시지요. 아직 4월이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으니 기회는 많습니다. 저는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