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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pr 25. 2023

시공간을 뛰어넘은 사랑

영화 <시간여행자의 아내>

시간을 여행할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남자(에릭 바나). 그런 남자를 '운명적'으로 사랑하게 된 여자(레이첼 맥아담스). 운명과 운명적인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끝없는 기다림과 그들의 사랑을 쫓아가는 영화 <시간여행자의 아내, 2009>


남자는 말한다. “잃어버리는 것들은 더 이상 갖지 않으려고 했는데…” 우리는 알지 못한다. 무엇을, 어떤 사람을 잃을지를.


누군가를 잃어서 슬픈 것은, 그 사람 앞에서만 가능했던 나의 모습으로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는 쓸쓸함 때문이다.

라이프하우스(Lifehouse)의 <Broken> 영화의 주제곡이기도 하다. Jason Wade의 허스키한 보컬이 때로 부드럽게 와닿아 영화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2007년 곡이지만 요즘 곡과 비교해 손색이 없을 정도니, 그들의 음악 역시 이 곡으로 시간을 거스른 셈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 곡이 빛나는 건 영화 속에서 시의적절할 때 등장하기 때문이다. 시간과 공간에 갇혀 있는 인간이 한계를 뛰어넘어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늘 들었던 의문이다. 그전에 우리의 사랑이 처음 그 느낌을 간직한 채 지속 가능한지부터 물어야겠지만.


어차피 사랑은 주관적인 감정과 경험이 반영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각자 결론이 다를 수밖에 없다.


다만, 사랑의 완성을 위해선 끝없는 인내가 필요하다는 사실, 인간의 한계인지도 모르겠지만 우린 그 시간의 변화를 견디지 못한다. 그래서 시간을 거슬러 사랑했던 영화 속 연인들은 아름답고 애틋하다.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남자, 언제 다시 올지 몰라 마냥 기다려야 하는 시간들, 한숨은 쌓여가고 때로 너무 힘들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영화를 보는 내내 그들의 눈빛만큼이나 나도 안타깝고 안쓰러웠다.  

젊었고, 시간은 얼마든지 있었고,

게다가 사랑을 하고 있었어.

시시한 것에도, 사소한 일에도

마음의 떨림 같은 걸 느낄 수 있었어.

내가 하는 말 알겠어?



무라카미 하루키의 <댄스 댄스 댄스>에 나오는 글이다. 하루키의 이 글은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젊음은 짧고,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을 때조차도 그럴 수 있을까. 아마 사랑은 그 첫 느낌을 간직하고 두고두고 기억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자를 기다리는 여자처럼.


오래되어 영상이 선명하지 않지만 라이프하우스의 음악을 들으며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시간이 흘러 이제는 다소 선명하지 않은 뮤직비디오가 때로 더 마음에 남기도 한다. 세월은 모든 것을 희미하게 만든다. 우리들의 지나간 추억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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