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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n 05. 2023

세월을 뛰어넘는 음악 ㅡ 시간의 흔적

가끔 그동안 저장해 두었던 플레이리스트의 음악을 듣곤 합니다. 평소에는 최근에 나온 곡 위주로 듣다 보니,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기 전에는 오래전에 들었던 곡은 아주 가끔 듣습니다.


헤어진 사람과 달리 음악은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지금으로 언제든지 불러낼 수 있습니다. 그 곡을 같이 들었던 사람은 이미 제 곁을 떠나가고 없어도 음악은 남습니다.


지난 시절 들었던 음악을 다시 듣다 보면 세월이 참 빠르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앞으로도 얼마나 빨리 세월이 흘러갈까요? 느릿느릿 산다고 세월이 느리게 가지는 않습니다. 바쁘게 산다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세월이 빨리 흘러가는 것도 아닙니다.


삶의 속도는 주어진 매 순간순간을 얼마나 몰입해서 밀도 있게 사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지루해하는 만큼 그 시간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기억할 것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저나 이 글을 혹시 읽을지도 모를 당신 역시 언젠가 지금보다 더 나이가 들 겁니다. 점점 기력은 약해지고, 정신은 흐릿해지겠지요. 한 세대는 그렇게 사라지고 또 다른 세대가 그 자리를 대신하면서 삶은 이어집니다. 삶의 속도와 나이 듦 사이에서 여러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곡은 우리가 익히 경험했던 따뜻했던 그 시절로 인도하는, 언제나 잔잔한 울림을 주는 '안젤라 김(Angella Kim)'의 피아노 연주곡 <I'm Counting the Stars in the Sky>입니다.


그녀는 따뜻한 감성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훈훈하게 만드는 피아니스트입니다. 특별히 드라마틱한 절정은 없어도 오히려 그 점때문에 여운이 오래 남습니다.   


눈을 감고 듣고 있으면 정말 따뜻하고 훈훈했던 그 시절로 돌아갈 것만 같습니다. 5분이라는 짧은 시간이지만요. 곡 제목처럼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셀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잠깐이라도 그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벌써 6월입니다. 날씨는 점점 더워집니다. 곧 사방이 매미 소리로 뒤덮이겠지요. 한 철을 살다가는 매미처럼 우리도 한 생을 살다 갑니다. 매미에게 여름이 전부인 것처럼 우리도 이 시간이 바로 생의 전부이자 마지막인 것처럼 살아야겠습니다. 지금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결코 헛되이 보낼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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