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미 / STAY
주말에는 평일보다 더 시간을 내서 음악을 듣습니다. 제가 주로 듣는 '애플 뮤직'에서 제 취향에 맞춰 보내주는 곡과 새로 발표된 곡들을 듣다 보면 언제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모든 곡들이 제 마음에 드는 건 아닙니다. 당장은 소화하기 어려운 곡도 있고, 기존 곡과 너무 비슷해서 새롭다는 느낌을 받지 못하는 곡도 있습니다.
음악은 취향인지라, 좋고 나쁨을 논할 수 없지만, 대개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하면 저도 좋고, 제가 좋으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음원차트가 그래서 만들어졌는지도 모릅니다. 동시대를 사는 우리는 여러 경로를 통해 취향이 동질화되어 음악을 듣는 성향도 비슷해진 것 같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신유미의 <Stay> 신유미는 '나의 해방일지'의 OST <느림보>를 불렀는데, 1년 전쯤 여기(링크)에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뛰어난 가창력이 돋보이는 그녀는, 사실 블랙핑크와 트와이스를 비롯한 갓세븐, 데이식스 등 여러 아티스트의 보컬 트레이너로 활약한 뛰어난 팝 싱어송라이터입니다.
이 곡은 올해 1월에 발매되었으니 나온 지 5개월 정도 되었는데, 생동감 있는 멜로디와 다양한 구성의 리듬이 더해져 풍성한 사운드를 완성한 점이 인상적입니다. 그녀는 자유롭게 사랑하고 살아가고 싶은 마음을 이 곡으로 표현했다고 합니다. 곡 제목처럼, 우리는 내 곁에 있어야 할 사람이 늘 곁에 있어주기를 바랍니다. 희망 사항이지만요.
미국의 저명한 뇌신경학자인 올리버 색스(Oliver Sacks, 1933 - 2015)는 죽음을 앞둔 마지막 순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불현듯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살면서 불필요한 시간은 없다는 것입니다."
인상적이었던 순간 순간이 모여 삶이 되고 그 삶은 대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유일합니다. 우리 모두 존엄한 존재인 이유는 그 유일함에 있습니다. 3분여의 짧은 음악도 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음만 열려 있다면요. 무더운 여름, 이 곡을 들으며 잠시 더위를 잊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를 말없이 지켜준 그대 ㅡ 신유미 <ST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