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수 Jul 28. 2023

오롯이 일상의 삶에 집중해야

아침에 일어나면 어제 좀 일찍 잘 걸 하고 후회하는 일이 많아졌다. 더위 때문인지 깊이 잠들기 어려운 날들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다. 늦게 잠들었는데도 새벽녘 꼭 깬다. 더 자야 하는데, 이러면 낮에 힘드는데 하는 생각에 누워 있지만 한 번 깬 잠은 좀처럼 다시 오지 않는다.


아침과 달리 밤에는 이상하게 뭘 해도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책을 읽어도, 다른 무엇을 봐도. 어떤 생각을 해도.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나에게 묻고, 때로 나를 질책하고, 후회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도 썩 좋지 않지만 떠오르는 잡념을 멈추기가 어렵다. 달라질 건 없는데도, 여전히 여러 가지 잡스러운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때늦은 집착인지도. 미련 때문일 수도 있고.


오전 시간이 늘 피곤한 건 그런 이유이다. 커피를 마셔도 피곤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정신적으로 지쳐서 더 그럴 수 있다. 무엇이 나를 지치게 하는가? 무더위, 반복되는 일상,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보이지 않는 미래, 지난 시간에 대한 후회와 불만...




가끔 무심한 세월을 탓하기도 한다. 세월을 원망한다기보다 그 세월 속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에 대한 원망일 것이다. 마음을 고쳐먹는다. '어디, 내 마음과 같을까.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겠지.' 그래도 섭섭한 마음이 선뜻 지워지지 않는다.


잡념, 불교에선 '번뇌'라고도 하는데 자신에 대한 집착으로 일어나는 마음의 갈등을 말한다. 금강 스님은 말한다. 우리를 지금 이 순간에서 멀어지게 만드는 것은 시시각각 일어나는 온갖 생각들이라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 숨 쉬고 걷고 앉고 먹고 말하는 일상에 오롯이 집중하라고.


다행인 것은 아침이 되면 나아진다는 거다. 나아진다는 의미는 지난밤에 했던 생각에서 벗어나거나 덜 생각하게 된다는 것, 아무래도 자는 동안 머릿속이 리셋이 되었거나 바쁘게 시작되는 아침 시간이라서 잡념을 가질 겨를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다 보니 가끔은 깊이 잠들어, 꿈조차 꾸지 않고 모든 것을 잊었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다. 꿈같은 희망이고 희망 같은 꿈이지만.




매거진의 이전글 잠시 자신을 놓아줄 필요도 있다 ㅡ 팬케이크와 와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