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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Sep 30. 2023

무심하게 흘러가는 시간 ㅡ 9월의 마지막 날

건강한 신체에 건전한 정신이 깃들고 건전한 정신을 통해 건강한 신체가 확보된다. 몸과 정신은 나누어질 수 없다.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밀접한 관계다. 아무거나 먹고 몸에 좋지 않은 행동을 하면서 건강하길 바랄 수 없다. 마찬가지로 마음에 온갖 쓸데없는 생각이나 잡념, 불평불만, 시기 및 질투의 감정을 새겨놓고 정신이 온전하길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몸과 정신이 건강할 때는 알지 못한다. 잠깐이라면 그래도 될 것 같다. 그러나 그 잠깐이 나중에 큰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다. 미리 알았다면 조심했을 텐데. 하지만 건강할 때 건강을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모든 것이 내 마음대로 될 때 혹시 삐끗할지도 모르니 조심하자는 마음을 먹지 못한다. 그게 인간이다.


깨달을 때는 이미 늦다는 것, 왜 이걸 잊고 사는 걸까. 기술이 발전하고 세상이 과거에 비해 살기 좋아졌다고 하나, 아픈 사람이 여전히 많고 사는 게 힘든 이유도 그중에 하나일 것이다.




어느덧 9월의 마지막 날, 추석 연휴로 시간 감각마저 무뎌졌다. 여느 토요일과 다름없이 느껴진다. 여전히 9월인 것 같다. 그렇다고 오늘이 지나면 9월도 끝이라는 사실이 변하진 않는다.


세월이 유수와 같다고 하지만 그 빠름을 우리는 체감하지 못한다. 삶의 한복판을 세월이 관통하기 때문일 것이다.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사실, '아, 시간이 이렇게 가버렸구나!!‘ 그게 인생이다.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제 간 덕수궁은 여전히 홀로 아름다웠다.


인간을 비롯한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 역시 시시각각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예외 없는 이 사실 앞에서 인생의 무상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치 세월이 무심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내가 무심한 거고 그대가 무심한 거다. 그럼에도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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