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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Nov 15. 2023

내일을 위해선 오늘을 잘 살아야

월요일이 편하려면 주말을 잘 보내야 한다. 내일을 잘 보내려면 오늘 무리하면 안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내가 쌓고 경험한 것이 지금 이 순간 나의 삶이 되는 것처럼, 평소 자신을 잘 돌봤다면 위기의 순간 일상에서 축적된 내공이 진가를 드러내는 법이다.


속세와 동떨어진 깊은 산속에 있는 산사(山寺)에서 수행하는 승려가 절에 갇힌 몸이라고 스스로를 비관할 수도 있고, 복잡한 속세를 떠나 산사에서 진정한 나만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자유를 만끽할 수도 있는 것이다.


두 상황을 구분 짓는 것은 현상에 대한 생각과 관점의 차이다. 하여, 문제는 내가 직면한 상황이 아니라 언제나 나의 중심, 내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와 세상을 보는 관점에 있다.




도저히 적막하고 외로운 생활을 견디지 못해 월담을 해 속세로 환속한 승려처럼, 매일 같이 반복되는 무미건조한 일상의 삶이 지겨워 혹시 다른 세계로 넘어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인간이다. 유명 연예인들의 마약 문제로 시끄러운 요즘, 그들이라고 처음부터 마약을 할 생각이 있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인기는 있으나 삶의 기쁨은 없고, 명성과 돈 그리고 권력은 얻었으나 나를 지탱해 줄 바른 가치관과 자존감을 찾는데 소홀했던 것은 아닌지.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 하는지 성찰하려고 노력했는지. 유혹이 찾아오는 것은 바로 그때다. 걱정과 근심 없이 평온한 일상을 살아갈 때, 삶에 특별한 위기가 없을 때 운명처럼 다가오는 것이 유혹이다.  


문제는 한번 넘어가면 다시는 자신이 있던 자리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 문을 열고 나가면 내가 나온 그 문은 닫히는 것이다. 물론 새로운 문을 찾을 수 있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여간해선 찾기가 쉽지 않다. 문은 좁은 반면 그 문으로 들어가려는 사람은 많기 때문이다. 자기반성이나 희생 없이 오직 그 문만을 찾으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나도 그중에 한 명이다. 나와 그들이 무엇이 다른가. 세상은 늘 나의 거울이어야 하는 것인데.   


나는 평범한, 어쩌면 지루한 일상의 삶을 제대로 살고 있는가. 삶에 지쳐 허우적거리고 있지는 않는가. 무료하다는 이유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슬쩍슬쩍 넘고 있지는 않는가. 11월 1일 아침, 다른 사람들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나는 나에게 먼저 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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