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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Nov 22. 2023

나는 지금 인생 광야를 잘 통과하고 있는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그동안 내가 가졌던 삶의 자세가 시험대에 오르게 됩니다.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당황하지 않고 담대할 수 있는지, 조용히 일이 되어가는 과정을 지켜볼 여유가 있는지, 내가 믿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있는지 드러납니다.  


믿음은 시련을 통해 단련됩니다. 물론 반대로 믿음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어려움을 받아들이는 나의 자세와 상황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인생을 가리켜 광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 데 틀린 말이 아닙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광야 한복판에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도심 한복판에 있다고 광야가 아닌 건 아닙니다. 오히려 눈에 보이는 것들로 아무것도 볼 수 없는 광야보다 더 견디기 어렵습니다. 광야는 불모지인 사막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어려운 때와 힘든 상황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거친 인생살이를 광야에 비유한 건 탁월한 비유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를 탈출한 후 홍해를 건너 오랜 기간 광야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하나님의 섭리입니다. 이집트의 문화와 가치에 오염된 그들을 광야라는 거친 곳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으로 순전하게 다듬어야 했던 것입니다.


아마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를 지날 때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아무것도 없고 어떤 것도 볼 수 없는 희망이라고는 찾을 수 없는 광야 생활, 무려 40년간을 그렇게 살아야 했습니다. 지칠 만도 합니다. 그러나 광야를 통과하지 않고선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은 없는 것입니다.


삶은 반복되고 누구나 그 속에서 각자 나름의 이유로 어려움을 겪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잘 사는 것처럼, 완벽한 삶처럼 보여도 그렇게 보일 뿐입니다. 실상이 어떤지, 어떤 고민을 하며 사는지 겉모습만 봐서는 알 길이 없습니다.


따라서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소위 잘 나가는 사람들과 비교하면 넘어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인간은 신 앞에 서 있는 단독자라고 키에르케고르가 말했듯이, 우리는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독립적인 존재입니다. 비교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고, 신은 우리를 비교의 잣대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신의 형상을 지어 만들어졌다는 의미가 바로 그것이 아닐까요.




인생이라는 광야를 어떻게 잘 지나갈 수 있을까요? 우리가 겪는 과정 자체가 곧 삶의 목적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그렇게 되면 결과를 위해 과정을 수단화하거나 과정 속에서 누려야 할 삶의 소중한 가치를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겁니다. 매 순간순간을 충실히 살려고 노력할 것입니다.


삶의 진정한 가치는 어려워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자세, 과정에서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태도에서 나온다고 저는 믿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저도 마음속으로 다시 한번 다짐했습니다. 지금 겪는 모든 것이 내가 겪어야 할 인생의 과정이라고. 섣불리 절망하거나 냉소적이 되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그 후에 주어진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자고. 내 삶의 원동력은 나에게 주어진 사명을 끝까지 완성해 가는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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