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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Nov 29. 2023

이해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사랑하는 것

요즘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겪었다. 일이라고 하지만 결국 사람과의 관계에서 비롯되었으니 사람과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살아온 배경이 다르고 가치관, 생각, 세상을 보는 시선에 차이가 있으니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나와 너는 달라. 각자의 길을 가자.' 이러고 말아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나도 나를 잘 이해하지 못할 때가 있는데 하물며 남은 말 할 것도 없다. 우리가 '누군가를 안다'고 한다면 그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하는 말임이 분명하다. 문제는 그 이해가 어렵다는 것이다.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이유로,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는 이유로 서로 담을 쌓고 지내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차라리 개나 고양이를 키울지언정 그 사람과는 더 이상 상대하고 싶지 않다고 냉담하기도 한다. 어떻게 해야 할까? 이와 관련하여 김언수 작가의 말이 기억난다.


"나는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그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세상을 향해 멋지게 냉소를 날리거나 실험적이고 참신한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사랑하는 힘이 바로 문학'이라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안다."


사람을 감동시키는 건 테크닉이나 글솜씨가 아니라 글의 내용이다. 글에 어떤 정신이나 마음을 담을 것인가, 진실하고 솔직하게 쓰느냐, 무엇보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담느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문학이 무엇인가. 인간과 그 인간이 사는 삶과 세상에 대한 성찰이다. 이해와 성찰의 출발점은 인간을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이 작가의 고백이다. 동감한다.




문학이 그럴진대, 우리 역시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해서 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를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사랑하는 만큼 이해된다.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은 단순히 '그럴 수도 있겠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상처나 약점까지도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설사 다 이해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사랑의 힘으로 서로의 차이를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사랑에는 모든 것을 극복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답이 없을 때, 누군가 이해되지 않을 때 먼저 나에게 그를 사랑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었는지부터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상대가 연인이 되었든, 나를 외면하는 세상이 되었든, 나를 무시하는 다른 사람들이 되었든, 그럴수록 그들과 세상을 더 사랑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돌이켜보면, 누군가를 이해하는 것은 사랑하는 마음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사랑하는 마음도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것이 아닌 노력이 필요한 일인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렇다면 내가 누군가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그를 탓하기 전에, 먼저 나에게 그 사람을 사랑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는지부터 살펴봤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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