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히로노부/글 잘 쓰는 법, 그딴건 없지만
스트레스는 글을 쓰는 방식으로 해소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한다. 심리학자 제임스 페니베이커는 학생들에게 4일 연속 20분씩 그들이 겪은 힘든 경험을 쓰게 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실험에 참여한 학생들이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더 행복해지고 몸도 건강해졌다.
페니베이커의 실험대로 글쓰기는 치유의 힘이 있다. 고민과 상처를 외부로 표출하면서 치유는 시작된다. 내 안에 가둬두면 병이 되지만 드러내면 뭐라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을 쓰면서 자신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갈등이 정리되기도 한다. 무언가를 쓰는 힘은 거기에 있다. 다만 진실한 마음을 담아서 써야 한다.
글을 쓰는 건 쉽지 않다. 처음에는 잘 써지지도 않는다. 달리 방법은 없다. 계속 꾸준히 쓰는 수밖에. 글 쓰는 것이 직업인 미국의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조차 글을 쓰다 막힐 때가 있었고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문제는 그 순간을 어떻게 이겨내느냐, 문장 하나하나에 진실한 마음을 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느냐이다.
작가에게 진실한 한 문장이 필요하고 그 문장으로 전체 글이 살아나듯, 우리 삶 역시 마찬가지다. 일본의 유명한 카피라이터이자 칼럼니스트인 다나카 히로노부의 글(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을 인용한다. 그는 글쓰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사람의 순수한 부분, 아름다운 부분, 올바른 부분, 따뜻한 부분, 그리고 쓸쓸한 부분은 그 사람과 마주 앉았을 때가 아니라 헤어진 후 혼자 있을 때 문득 떠오르고, 전해지고, 느껴진다. 우리가 인간에 대한 존경과 애정과 공감을 마음에 새기는 것은 각자의 고독 속에 있을 때다.
글을 쓰는 것, 그리고 읽는 것은 서로의 고독을 이해하고, 단 한 번뿐인 인생에서 세상에 대한 존경과 애정과 공감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일이다. 그리고 나 자신을 위해 쓴 글이 누군가의 눈에 띄고, 그 사람과 이어진다. 고독한 인생 속에서 누군가와 만나는 인연만큼 기적 같은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
사는 게 힘들 때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불평불만을 하거나, 신세한탄을 할 수도 있다. 소극적인 거 말고 뭔가 적극적인 걸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쓰기도 그중 하나이다. 글을 쓰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신의 고통과 상처를 객관화할 수 있다. 그 지점에서 비로소 치유는 시작되고, 그 치유의 힘으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헤아릴 수 있다. 글쓰기의 힘은 바로 그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