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수 Jan 27. 2024

절대로 견딜 수 없는 것은 없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 때가 있었고, 내 인생에 대해 생각한 때도 있었다. 최소한 삶을 꾸리기는 했다. 어떤 종류의 삶? 그냥 삶. 나는 살았다. 쉽지는 않았다. 그렇긴 하지만, 절대로 견딜 수 없는 것이란 거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니콜 크라우스의 <사랑의 역사>에 나오는 문장이다




한때 삶의 목적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었다.


고등학생이었을 때로 기억한다. 철학 책을 읽으면서 왜 살아야 하는지 한참을 고민했다. 책을 읽고 생각한다고 딱히 그 목적을 찾았던 것은 아니다. 인생의 경험과 지식이 일천한 그 시절에 책 몇 권을 읽었다고 해서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기 어려웠다.


굳이 찾았다면 뭔가 가치 있는 일을 하면서 의미를 찾고 싶었다는 정도. 이제 와서 생각해 보면 내 삶에는 뚜렷한 목적이 없었다. 태어난 것도 그동안 살았던 것도, 특히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은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지나갔다. 아마 죽는 것도 그러리라.


삶이 주어졌기 때문에 살았다고 말하는 것이 솔직하다. 


오히려 거창한 ‘목적’을 이루려다가 나 자신과 주변사람들을 피곤하게 만든 적이 있었다. 그것 때문에 다른 많은 것을 희생해야 했으니까. 오히려 작은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나았다. 작은 성취감이 쌓이면 크게 무엇을 이루는 것보다 더 행복했고 그걸 발판으로 보이지 않는 삶의 목적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행복은 일상의 그 작은 순간들이 모여서

내면에 쌓이는 충만함이다.


물론 어려운 시기를 지날 때 삶의 목적이나 방향이 있다면 그 순간을 좀 더 수월하게 견딜 수 있을지 모른다. 힘들어도 절망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이것도 곧 지나가기 때문이다. 좀 더 시간이 지나서 그 시절을 돌아보면 나를 힘들게 한 그 상황도 절대로 견딜 수 없었던 건 아니었다. 삶의 목적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일지 모른다.


견디고 이겨내고 살아내서

나의 본연의 모습을 완성해 가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느리게 천천히 덜 집착하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