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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Feb 02. 2024

엇갈린 기대 ㅡ 섭섭함이 쌓이다 보면

살다 보면 섭섭한 일이 생길 수 있다. 대개는 주변 사람들이 원인이다. 상대에게 어떤 기대를 했는데 기대 이하의 반응을 보일 때, 특히 그렇다. 상대의 사정을 다 알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해도 그전에 보여준 태도와 뭔가 다르면 섭섭함은 배가된다.


물론 그렇게 된 데에는 내가 알든 모르든, 내 탓도 있을 것이다. 그도 나의 어떤 점에 기분이 나빴거나 서운해서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만나거나 또는 전화로 섭섭했던 점을 말하고 상대의 해명을 들어봤자 마음속에 쌓여 있던 섭섭함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시간이 좀 더 흘러 그 감정이 희미해지면 모를까. 그런 섭섭함이 하나둘씩 쌓이다 보면 관계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나빠진다. 그나마 연락을 하는 건 서로를 위해 다행이다. 일단의 부부들이 철석같이 약속했던 백년해로의 언약을 지키지 못하고 서로 갈라서는 것도 다 그런 이유일 게다.




대화의 부재, 무심하고 심드렁한 태도에 더해 만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다가 이젠 전화마저도 하지 않고 용건이 있으면 문자로 대신하는, 그나마 꼭 필요한 용무가 있지 않는 한 연락하지 않는 그런 관계가 되었다면 처음으로 돌아가 무엇이 관계를 망가뜨렸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상대의 반응이 아닌 '왜 저럴까?'를 생각해야 한다.


물론 혼자 애쓰는 건 소용없는 짓이다. 상대도 같이 노력해야 한다. 내 사정을 그도 다 알지 못하는 것처럼, 나도 그의 사정을 정확히 모른다. 문제를 덮어두고 시간이 흐르면 점점 오해만 쌓이고 깊어진다.


평소 자주 연락하고 지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연락이 뜸하다가 지금은 연락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딱히 이유는 모르겠다.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인연이 있는 것이 아니라 일반적인 인간관계에도 인연이 있는 건지, 그렇다면 이제 연이 다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마치 계절이 바뀌듯 관계도 변화를 겪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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