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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Aug 26. 2021

그 시절, 나의 혜화동

동물원 /혜화동

https://youtu.be/7_mNEE3Y96A

학창 시절 자주 들었던 동물원의 <혜화동> 이 곡을 다시 듣게 된 건 최근 우연히 보게 된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를 통해서였다. 보컬은 달라졌지만, 익숙한 리듬과 귀에 익은 가사, 무엇보다 노래 속에 담긴 추억...그리고 지금의 상황까지 더해져 여러 생각이 들었다.


강북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던 내게 대학로가 있는 혜화동은 추억이 어린 익숙한 곳이다. 대학에 들어가 첫 미팅을 한 곳도, 사법시험을 준비하면서 공부하기 싫거나 지칠 때 무작정 걸었던 곳도 이곳이었다. 그렇다고 자주 가는 카페나 식당이 있었던 건 아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었고 가장이 되는 등 세월은 여러 가지 흔적을 남기며 흘러갔다. 그 후 운전하다가 혜화동을 몇 번 스쳐 지나간 적이 있지만 예전처럼 걸었던 적은 없었다. 지금은 그곳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지 못한다. 걸어야만 볼 수 있는 풍경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때 그 시절의 추억의 흔적이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 나처럼 누군가에게도 소중한 추억의 장소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잠시 추억에 잠기기에 음악만한 것이 없다. 젊은 시절 들었던 곡일수록 그때의 상황과 맞물려 다시 들으면 감회가 새롭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어 그저 음악과 함께 추억을 되새기는 수밖에 없지만. 그때 만났던 사람들은 잘 살고 있을까. 나를 스쳐갔던 사람들 모두.  




그때도 지금처럼 (고민의 내용은 다르지만) 고민이 많았고, 힘들었다. 불투명한 미래, 해야 할 공부들, 통과해야 할 험난한 과정, 어설픈 만남의 연속...그리고 이런저런 상처들. 지나고 나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그때는 그렇지 않았다. 아픔과 상처, 실연 그 모든 것이 결국 나의 삶이 되었다.


이 곡이 이렇게 리메이크되다니 감회가 새롭다. 그때처럼 혜화동을 아무 목적 없이 다시 걸을 수 있을까. 그때 그 마음으로.


덜컹거리는 전철을 타고 찾아가는 그 길,

우린 얼마나 많은 것을 잊고 살아 가는지...  


<동물원 _ 혜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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