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수 Feb 10. 2024

너를 사랑하면서 세계를 경멸하기란 불가능하다

ㅡ 너, 이런 말 이해할 수 있어.

너를 사랑하면서 세계를 경멸하기란 불가능하다.


— 너가 누군데. 지시어를 먼저 파악해야 하거든.


— 너는 너지, 여기 누구 또 있어.

암튼, 너하고 살아봐야겠다 마음먹으면서 나는 세상을 다시 믿어보기로 했어.

사실 다른 선택도 없었고.

일자리부터 구해야 하는데, 방탄복을 입고 나갈 순 없잖아.


— 뭘 입고 나갔어?


— 비굴한 친절. (180p)




은희경의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에서 엄마인 신민아와 아들인 강연우가 나누는 대화. 사랑에 빠지면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내 시선이 오직 사랑하는 그에게만 집중되기 때문이다.


신민아는 이혼한 후 아들을 키우면서 혼자 살아가는 싱글맘이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다. 아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그 아들이 발 딛고 살아가는 이 세상을 경멸할 수가 없었다.


우리도 다르지 않다. 누군가를 사랑하면서 그 사람이 사는 세상을 무시하고 경멸할 수가 없는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험하고 더러워도 참고 인내할 수 있는 것, 바로 사랑의 힘 때문이다.


따라서 사랑하면 세상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이기 시작한다. 사랑하는 그와 함께 있으면 모든 것이 속수(束手)이고 무책(無策)이 되어버린다.






매거진의 이전글 망가진 인생 그러나 올바른 인간으로 살고 싶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