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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Feb 14. 2024

인생이 모순인가 내가 모순인가

"내 인생에 나의 온 생애를 다 걸어야 해. 꼭 그래야만 해!"라는 말로 시작해서, 인생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실수는 되풀이된다. 그것이 인생이다.라는 말로 결론을 맺고 있는 양귀자의 소설 <모순>


흔히 인생이 모순 투성이라고 말하지만, 사실 인생에겐 잘못이 없다. 인간이 모순된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더 정확하다. 즉 인생 그 자체가 모순이라기보다는 모순된 인간들의 삶이 투영된 우리의 삶이 모순으로 보이는 것뿐이다.


때로는 생각이 너무 많아 주저주저하다가 행동으로 옮길 타이밍을 놓치기도 하고, 어떤 순간에는 생각 없이 저돌적으로 행동부터 하다가 낭패를 보는 나 자신을 보면서, 모순은 어쩌면 예견된 나의 운명과도 같은 거라고 생각하게 된다.  


문제는 나의 불완전하고 모순된 모습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내가 불완전하고 모순 덩어리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비로소 삶의 실체를 제대로 볼 수 있다. 언제나 중요한 건 실체와 진실을 보려고 노력하는 나의 시선이다. 지켜야 할 것도 바로 그 시선이다.




"삶의 어떤 교훈도 내 속에서 체험된 후가 아니면 절대 마음으로 들을 수 없다. 뜨거운 줄 알면서도 뜨거운 불 앞으로 다가가는 이 모순, 이 모순 때문에 내 삶은 발전할 것이다. 나는 그렇게 믿는다."


모순 때문에 오히려 우리 삶이 발전할 거라고 하는데, 일면 맞는 말이다. 우리는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내가 의도한 계획이 어떤 결과로 귀결될지도.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고, 하라고 하면 하고 싶지 않듯이, 우리는 살면서 이 모순된 감정이나 상황을 적절히 받아들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늘 실망하다가 결국에는 절망하게 될지도 모른다. 바쁠 때는 잠시 쉴 수 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좋겠다가도 막상 시간이 많으면 시간을 주체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나를 보면서 든 생각이다. 이 또한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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