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수 Sep 06. 2021

사랑한다는 것은

영화 러브 레터/ 사랑


지키는 일이다. 

지켜보는 일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전봉건 시인의 <사랑>의 한 구절. 사랑은 시작도 어렵지만 끝까지 지키는 것은 더 어렵다. 중간에 많은 어려움과 난관을 통과해야 비로소 얻어지는 게 사랑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힘들어하고 흔들릴 때, 나에 대한 사랑이 여전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 인내하면서 지켜보는 것, 그게 사랑을 지키는 길이다. 



대개 사랑이 그 빛을 잃는 것은, 함께 했던 소중한 순간들을 잊고 서로를 함부로 대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잘하기가 더 어려운 법이다. 내 곁에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인데 소중함을 기억하지 못한다. 마치 공기와 물처럼. 



사랑의 가장 큰 적은 (이기적인) 기대와 시간이다. 시간을 이길 수는 없지만 기대나 바람은 낮출 수 있다. 불완전한 우리의 사랑은 서로의 허물을 용서하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완성된다. 첫사랑의 느낌을 희미하게 퇴색시키는 건 시간이지만, 사랑을 완성하는 것도 결국 그런 인내가 쌓인 시간이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 사람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 어려운 시절을 통과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나만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것만으로도 살아갈 큰 힘이 되니까. 





월요일, 주말을 잘 쉬지 못해서 그런지 몸과 마음이 가볍지 않다. 지금 사랑하고 있건, 아니면 과거의 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건, 사랑은 아름답다. 누가 그러지 않았는가. 사랑에 빠지면 속수무책이 된다고. 그런 사랑도 지키기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 어쩌면 그 노력 자체가 사랑인지도 모르고.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해주지 않는다면,

내가 두 사람 몫만큼 사랑하겠어요.


<영화 Love letter, 1995>



매거진의 이전글 입추(立秋)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