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수 Apr 12. 2024

아무런 파동 없이 떠올랐고

누구나 과거를 생각하고 그때를 그리워한다. 특히 현실이 고달플수록 과거를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한때나마 좋았던 시절을 기억하면 잠시 위안이 되기도 하니까. 물론 과거를 잊고 싶은 사람들도 있다. 아픈 상처나 원하지 않는 결과 때문에 힘들었다면 더 그렇다. 문제는 잊고 싶어도 불쑥불쑥 떠오른다는 것이다.   


이해득실을 따지면 과거를 생각하는 것만큼 쓸데없는 일도 없다. 이미 흘러가버려 다시 돌아가 바꿀 수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이렇게 흘렀나 하는 마음에 낭패스러운 심정이 들기도 하고. 그런 연유인지 지난 주말 읽었던 편혜영 작가의 <저녁의 구애>에는 눈에 띄는 문장이 있었다.  


"그러나 모든 지나간 일을 되새기는 과정이 그렇듯 과거의 어떤 일이 미친 결과나 상처는 아무런 파동 없이 떠올랐고 그러는 과정에서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버린 것에 대한 서글픔과 뻔한 회한만 남았다."


별생각 없이 책을 읽었는데 유독 이 문장이 눈에 들어왔을까, 한참을 생각했다. 3월의 마지막 날이어서 그랬을까. 그러고 보니 올해도 벌써 석 달이나 지나가버렸다. 아뿔싸? 싶었다. 문득 지나간 시간을 생각하면 작가의 말처럼 서글픔까지는 아니더라도 회한과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설을 쓰는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