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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May 30. 2024

보이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인데도

목표를 세우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앞만 보고 달렸다. 그러다 뭔가 여의치 않으면 쉽게 지치고, 그만둘까 하는 심정이 되기도 했다. 목표를 세우는 과정에서 뭔가 빠진 것이 있기 때문이다. 목표를 세우기 전에, 왜 그걸 얻으려고 하는지 자문해야 하는데, 그 질문이 빠진 것이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전에 도대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노력이고 최선이냐를 묻는 것은 그못지 않게 중요하다. 이 질문에 답을 할 수 없다면, 아무리 목표를 이루었다고 해도, 나와 내 삶이 위태로워질지 모른다. 목표만을 위해 의미 없이 다하는 최선은 때로 나를 해치는, 더 나아가 다른 사람을 곤경에 빠뜨리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행복의 의미도 다시 정의되어야 한다.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믿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인생은 알 수 없는 신비로 가득 차 있다는 것도 그 보이지 않는 부분이 더 중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보이는 것만 추구하느라 보이지 않는 부분은 쉽게 간과한다.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믿었던 지난 시절, 나는 심한 착각에 빠져 살았다. 보이는 상황이 내가 보고 있는 사람들의 실제 사는 모습이 아닌데도 마치 그것이 전부인양 믿었다. 행복은 떠들고 보여줄 수 있는 게 아니라 평소 내 마음에 담고 있는 상태인 것을 그때는 알지 못했다. 보이는 것으로 모든 것이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은 얼마나 큰 위안이고, 얼마나 큰 도전인가.  


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쉽게 낙심했던 것은 그 보이지 않은 부분을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대한 담론이 아닌 내 주변의 소소한 일상에서부터, 가까이에 있는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늘 삶이 메마르고 건조하게 느껴졌던 이유이다. 주어진 삶에 충실하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시선을 점점 키워가고 소중히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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