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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n 06. 2024

사랑은 가늠할 수 없는 존재의 심연

끝이 좋아야 모든 좋다고 했는데, 사랑하는 사람들이 헤어지는 모습은 꼭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소위 쿨하지 않은 것이다. 이별은 대개 일방적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헤어지기 싫은 사람과 이제 그만 만나려는 사람 간에는 감정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 한 편의 집착과 다른 한 편의 무관심이 낳은 엇갈린 시선밖에는. 이별은 서로에게 두고두고 후유증을 남긴다.


함정임 작가 또한 이렇게 말했다. "세상에 질투 없는 사랑, 죄(의식) 없는 사랑, 두려움 없는 사랑, 번민 없는 사랑, 상처 없는 사랑, 이별 없는 사랑, 절망 없는 사랑이 있겠는가? 사랑은 매 순간 가늠할 수 없는 존재의 심연이다."라고. 가늠할 수 없고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고 그 마음은 심연만큼이나 깊고 알 수 없다. 처음 가졌던 마음이나 감정을 일관되게 변함없이 유지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이별 후에 남는 것은 지난 시절 함께 했던 추억뿐. 그러나 과거는 이미 지나가버렸다. 우리에겐 오직 현재와 앞으로 다가올 미래만이 남아 있다. 하여, 이동섭 작가의 말대로 이별이란 함께 했던 과거가 아닌, 함께 하지 못할 미래의 상실인 것이다. 헤어진 후 우리가 안타까워해야 할 부분은 바로 그 미래의 우리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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