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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l 19. 2024

대화 주제를 찾는 것도 중노동

나는 일부러 모임을 만들지 않고 외부 사람들과의 교류도 많지 않은 편이다. 공직자일 때부터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가피하게 모임에 참석해야 하거나 모임을 주최해야 할 때가 있다. 주로 과거에 함께 일했던 사람들 또는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들과의 회식 자리다. 때로는 의무감에 모임을 만들기도 한다.   


의무감으로 사람들을 만나면 피곤하다. 특히 반복된 이야기나 별 의미 없는 말을 들어야 할 때, 더 나아가 적절한 추임새까지 넣어야 할 때는 더욱 그렇다. 대화가 어색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내가 먼저 쓸데없는 말이라도 찾아서 해야 할 때도 있다. 그건 더 힘든 일이다.


특히 모임 중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던진 말이 사람들의 호응을 얻지 못할 때는 무척 곤혹스럽다. '괜히 말했나? 가만히 있을걸...' 후회가 밀려오고, 어색한 분위기에 놓이는 것 자체가 또 다른 고역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황은 특히 업무와 연관된 사람들과의 회식이나 오랜만에 만나는 동문회와 같은 모임에서 자주 경험하게 된다.




물론 마음에 맞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는 헤어지는 것이 아쉽다. 아무 말 없이 있어도 그 시간이 불편하지 않고, 그가 어떤 말을 해도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고 그의 입장에서 진심으로 이해하게 된다. 굳이 맞장구를 쳐주지 않아도 상대도 무시당했다고 느끼지 않는다.


가장 친밀하다는 가족 간에도 대화가 자연스럽지 않거나 단절될 때가 있는데, 하물며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교류가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새로운 정보와 관점을 얻을 수 있고, 때로는 예상치 못한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또한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사회적 스킬을 연마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균형을 찾는 것이다. 자신의 성향을 인정하면서도, 필요한 사회적 관계는 유지하되 자신의 형편과 사정에 맞게 그 빈도와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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