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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영수 Jul 20. 2024

좋아하니까 아름다운 거야

"아름다워서 좋아하는 게 아니라, 좋아하니까 아름다운 거야."


톨스토이의 장편소설 <전쟁과 평화>에서 자신이 못생겼다고 스스로를 비하하는 마리아에게 남편 니콜라이가 건넨 말이다. 이 한 마디에 마리아의 마음이 일순간에 녹아내린다. 진정한 사랑은 마치 와인과 같아서 시간이 지날수록 그 깊이와 풍미가 더해진다. 니콜라이의 마리아에 대한 사랑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겉으로 드러난 아름다움은 잠깐이지만, 사랑에서 비롯된 아름다움은 오래 지속된다. 그러나 이런 깊이 있는 사랑을 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하면, 일단 그 사람의 외적 매력에 끌린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결국 그 매력이 사라지면 처음의 감정도 식어버리고,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만 남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니콜라이는 진정으로 훌륭한 남편이었다. 이 소설을 몇 년 전에 읽어서 세부적인 내용까지는 선명하게 기억하지 못하지만 그가 마리아에게 건넨 이 말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모든 것이 덧없이 지나가는데도, 특히 얼굴이나 외형적인 아름다움은 너무나 순식간에 사라지고 마는데도 그것에 집착했었다니, 이 문장을 읽고 어리석었던 나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이제야 분명히 깨닫게 되었다. 진정한 아름다움은 외적인 것이 아닌 내면에서 우러나는 인격과 품성이었음을.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눈이 있어야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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