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소르본 대학교수였던 에밀 파게(Emile Faguet)는 그의 저서 '독서의 기술'에서 이렇게 말했다. "독서의 적(敵)은 바로 인생 그 자체이다. 질투와 경쟁이 삶을 뒤흔들고, 독서를 통한 자기 성찰에서 우리를 멀어지게 한다. 독서는 자기애(自己愛)를 극복하고 승리를 쟁취하는 행위이다."
에밀 파게의 말처럼, 내가 삶에 대해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해 불평과 불만이 많았던 시기는 대개 책을 읽지 않을 때였다. 바쁘거나 피곤하다는 이유로 책을 멀리할 때, 나는 나 자신을 잃어버렸다. 스스로에 대한 성찰을 하지 않아서 나와 세상에 대한 예리한 시선을 상실한 것이 주된 이유였다.
독서는 나를 내려놓음으로써 오히려 나를 찾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잘못된 주관을 버리고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비결이자,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요 며칠 삶이 덧없이 느껴졌다. 무언가 바뀐 것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쳐서 책을 손에서 놓아버린 탓이다. 다시 회복하는 길은 책을 다시 읽는 것이지만, 한번 놓아버리면 여간해서는 다시 돌아가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