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믿음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영수 Sep 23. 2024

정상은 우리를 힘들게 해

정상은 목표 의식을 불러일으키지만, 때로는 의욕을 꺾기도 한다. 산행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정상을 정복하고 말겠다는 '투지'에 불탈 때였다. 무엇이든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지는 양날의 칼과 같다. 잘 사용하면 유익하지만, 지나치면 자신을 해칠 수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우리는 종종 직장에서 승진을 목표로 삼고 이를 이루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목표에만 집중하다 보면, 일 자체가 즐거움이 아닌 또 하나의 노동으로 변질될 수 있다. 삶이 힘든 이유도 우리 눈앞에 보이는 바로 그 ‘정상’ 때문이다.


목표에 집착하는 순간, 과정은 물론이고 모든 것이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다. 마치 산 정상에 오르는 것만을 목표로 삼으면 산을 오르는 것이 별 재미가 없고, 아름다운 주변 풍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과 같다.    


때로는 목표를 잠시 내려놓고, 과정을 즐길 필요가 있다.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얻는 경험과 배움이 삶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가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눈앞에 보이는 정상이 아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과 성장일지도 모른다.

매거진의 이전글 아름다움은 100년이 지나도 아름답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