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은 목표 의식을 불러일으키지만, 때로는 의욕을 꺾기도 한다. 산행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정상을 정복하고 말겠다는 '투지'에 불탈 때였다. 무엇이든 반드시 해내겠다는 의지는 양날의 칼과 같다. 잘 사용하면 유익하지만, 지나치면 자신을 해칠 수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 우리는 종종 직장에서 승진을 목표로 삼고 이를 이루기 위해 애를 쓴다. 하지만 목표에만 집중하다 보면, 일 자체가 즐거움이 아닌 또 하나의 노동으로 변질될 수 있다. 삶이 힘든 이유도 우리 눈앞에 보이는 바로 그 ‘정상’ 때문이다.
목표에 집착하는 순간, 과정은 물론이고 모든 것이 목표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다. 마치 산 정상에 오르는 것만을 목표로 삼으면 산을 오르는 것이 별 재미가 없고, 아름다운 주변 풍경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 것과 같다.
때로는 목표를 잠시 내려놓고, 과정을 즐길 필요가 있다.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 얻는 경험과 배움이 삶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가치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우리 삶에서 중요한 것은 눈앞에 보이는 정상이 아닌,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과 성장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