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사랑하다가 헤어지게 되면, 처음에는 서운함이 밀려오지만, 시간이 지나도 그 섭섭함이 해소되지 않으면 사랑의 감정이 증오로 변하기도 한다. 내가 그를 미워한다고 그가 알아주는 것도 아닌데, 혼자서 분노를 쌓아가며 괴로워하는 것이다.
사랑과 미움은 동전의 양면이라는 말이 있다. 사랑했던 마음이 깊을수록 증오심도 그만큼 더 강해지며, 그 불길에 자신만 다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마음을 쉽게 내려놓지 못한다는 의미다. 사랑은 때때로 이성을 넘어서 우리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이별 후에 겪는 이런 감정의 변화는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시간이 흘러 그 감정이 무뎌지고, 언젠가 지난 시절을 떠올리며 문득 '그때 내가 왜 그랬지?' 하고 의아해할 날이 올지도 모른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내가 바라는 만큼 상대가 호응하지 않으면 마음에 큰 병이 든다. 그 상처는 곧 상대에 대한 원망으로 바뀔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받는 것이 아니라 주는 것이라는 말은 맞는 말이다. 그것도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주는 것이야말로 사랑의 가장 순수한 모습이다. 많이 기대하지 않으면 사랑에 실패해도 미련이나 후회가 덜 남는다. 그러니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면 주고, 받으려는 마음은 내려놓을 수 있기를!!
나름 나를 잘 안다는 사람이 내 마음과 다른 말과 행동을 했을 때 크게 실망하는 것도 바로 그 기대감 때문이다. '그 사람과는 잘 통했어!!'라고 하지만, 사실 진정으로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나기는 어려운 일이다. 그저 혼자 느끼는 일방적인 감정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상대가 받아들일 수 있는 만큼만 나를 드러내고, 적절한 선에서 기대를 조절하는 것이 나중에 덜 상처받는 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