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월이라니, 문득 이 생각이 들어, 임시공휴일이라 더 자도 되는데도, 이른 새벽 잠에서 깼다.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간다고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더 가속도가 붙는 것 같다. 우리는 늘 지금 이 순간만을 살 수밖에 없으니, 평소에는 시간이 얼마나 빠르게 흘러가는지 미처 느끼지 못한다. 지나고 나서야 비로소 '참 빠르게 지나갔구나'하고 깨닫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 생각도 오래가는 건 아니다. 잠시 머릿속을 스쳐갈 뿐, 이내 바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간다.
사실 시간은 과거에도,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같은 속도로 흘러갔고 흘러가고 있고 흘러갈 것이다. 우리가 그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떤 감정과 생각을 입히느냐에 따라 그 속도가 달라질 뿐이다.
오늘 소개할 곡은 '악뮤(AKMU)'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어제 지인이 퇴근길 차 안에서 이 곡을 들었는데, 듣다 보니 울컥하더라며 나에게도 들어보라고 해서 오랜만에 다시 들었다. 도입부의 이수현의 보컬을 듣고 있으면 그 친구처럼 가을을 타지 않을 수 없다. 울컥하는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꼭 가을이라서 그런 건 아니겠지만, 누구에게나 가슴을 저미는 추억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니까.
나이가 들수록 과거의 추억을 자주 떠올리게 된다. 아마도 회상할 과거가 그만큼 더 많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그 기억조차도 점점 희미해진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좋은 점은, 안 좋았던 기억도 기억의 왜곡을 통해 좋은 감정으로 덧칠된다는 것이다. 마치 우리가 시간에 자신의 감정을 덧입혀 속도를 조절하는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