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달팽이 가는 곳

한돌의 시

by 신윤수

도시사람들 모두 먹거리 벌러 나가는 성스런 시간

새벽 일출 보며 사당역에서 연주대 오르는 능선을 탔다


보름스런 달이 나를 맞이한다(음 18일)

통유리창에서 주황색 해가 눈 부라리며 빛을 반사하는데


3킬로미터쯤 올라간 등산로에 주황색 끈이 있었다

5 내지 6센티미터 정도

누가 무얼 버렸지 하며

자세히 보니 머리에 두 뿔 달린 민달팽이였다

새벽인데 어딜 가는지 나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망설였다


이대로 두어도 괜찮을까

오가는 사람에게 밟히지 않을까

까치 까마귀 고양이에게 잡아 먹히지 않을까

그러다가 너는 네 운명이 있을 거다 하며 자리를 떠났다


머리가 조금 복잡해왔다

그러다가


살아갈 삶이 있다면 어떻게든 살아낼 것이고

가려는 곳이 마침 하늘이라면

조용한 시간이니 모두 바라는 천장(天葬)이려니 하며


돌아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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