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들과 나비와 나

한돌의 시

by 신윤수

어둑해지는 저녁 무렵

아파트 산책길에서 갑자기 무언가 움직였다


화단 연석에 아기 나비(고양이) 두 마리가 나를 보고는 어쩔 줄 몰라했다

아마 도망치는 방법도, 세차게 고함치는 방법도 미처 배우지 못한 게 분명했다


나는 ‘놀라지 마라’ ‘예쁘다’ 하며 다가갔다

천천히 눈을 마주친 채로 조용하게

그들은 나를 똑바로 보며 작게 ‘야옹야옹’할 뿐 그대로 있었다

몸은 한 덩어리로 모아둔 채


우리들 앞으로 하얀 나비 한 마리가 날아들었다

아파트 주변에 큰 옹벽이 있어 그걸 넘으려면 힘들 텐데

그는 계속 위아래로 날아오르려 기 쓰다 간신히 나뭇가지에 앉았다

나비가 날개 달고부터는 나흘만 산다는데

오늘이 그의 나흘째가 아니길 나는 빌었다


거기에 하나 더 있었다

승천(昇天)을 기다리며

밤을 조용히 숨 쉬는 자

바로 나였다


2021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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