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마음

한돌의 시

by 신윤수

한 보름 꽃을 보았나

삼 년 거르던 아마릴리스가 다시 꽃을 피웠다


한 세상 벼르고 왔을 터인데

제대로 살다 간 건지

방충망 둘러싸인 집 안이라 나비도 벌도 오지 못했는데


내가 제대로 살피지 못했구나

살았을 때는 붉고 연하고 환하고 살짝 들뜬 것 같더니

가버린 자리는 검붉고 칙칙하고 어정쩡하게 대궁에 매달려 있구나


그래 긴 잎이 시들어도

네 고운 기억을 잘 싸 둘 거야

아쉬워야 다시 만난 다지

네가 가버린 별자리가 어딘지 모르지만

떠난 자리가 아리지만

이걸 슬픔이라고 말하지 않을게


너 떠나버리니 내 마음 비로소 알겠다

너를 기다렸던 그리고

늘 그리던 나의 붉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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