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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Dec 02. 2022

나는 푸른 펜을 세웠네

한돌의 시

무명(無名)의 흔들림 내세우고자

나는 푸른 펜을 세웠네


인생의 골머리에 마침표 빨면서 저 

하늘 끝까지 너무 

빨리 가 버렸네

신분당선 지하철도에 옮아 타고 청계산 가는 길

이제 하늘과는 결코 텁텁하지 않으리

함께 가는 너털구름처럼 푸른 

수염으로 위장한 시(詩)로 

산과 계곡을 모두 싸안으리

물풀 저리 흔들리는데 

송사리 어떻게 숨으라고

어찌 안타깝지 않으리

그냥 두면 될 텐데

한때는 시들어 가도

왠지 모르게 한번 개망초꽃으로 환생하리

개울물 조금 푸르러진 건 

세상사람 모두 희망한 때문 

올해 더 빨개진 지구가 애처로워

과감한 한 펜 들었다


연두색 잉크로 연서(戀書)를 썼다

조금씩 더 푸르르자고  


(주왕산, 이대로 푸르게 남으리라) 202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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