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윤수 May 15. 2022

낙동정맥 백암산의 홀아비바람꽃

오늘은 백암산(흰 바위산)이다. 늘 그렇듯 양재역 2번 출구 KW컨벤션센터 앞에서 07시에 출발한다. 이 산은 높이가 천사 미터(1004m)다. 그래도 명색이 1천m급의 산답게 겨울에 눈이 많이 쌓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여기서 보는 일출도 유명하다.     


높이 1004m로서 천 미터를 살짝 넘었는데도(겨우 4m만 높다) 상당한 대접을 받는다.  천사(angel)가 되자는 문구로 이 산에 가자고 산악회가 유혹한다. 사람의 세계에서도 그렇지만, 산의 세계에서도 이래저래 줄을 잘 서야 되는 모양이다. 요즈음 작은 차이(0.73%)가 여러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걸 보고 있지 않나. 


거기서 본 바람꽃을 소개한다.   

    


홀아비바람꽃

     

낙동정맥 백암산에는

사람은 없고

노란 5개 꽃잎과 노란 꽃술

강원도에서 하얗던 색을 노랗게 물들인

미나리아제비 과(科)

바람꽃이 산다  

   

너를 백암산 홀아비바람꽃으로 이름 지으니

여기서 바람 길잡이 단단히 해야 한다

바람둥이 노릇 잘해야 한다     


내가 너 닮아하는 말이다      


(2019년 5월 18일 산행에서)          



여기에 내가 산을 바라보는 관점 하나를 소개하려 한다.


     

산은 나다     


태우기 위해

불을 댕겨 스스로 태운다

테우며

다 타지 못하게 공기는 차단한다

이 모순

모순들 모두

합하여

산으로

거기서 참나무로 새로 나는 것     


그래서 나는 산이려 한다      


(『연주대 너머』73쪽에서)     



산행정보 : 백암산 삼거리(900) - 검마산(1017) – 갈미산(918) - 덕재(570), 북진(北進)

              정맥 12.4km, 접속 8.0km(현지 트럭 이용) / 소요시간 6시간     

매거진의 이전글 키나발루 산(보르네오, 4095미터)에서 ‘거듭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