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의 시
연주대*는 역사를 말한다
연주대는 태초와 최후를 연주한다
선돌 가라사대
산군(山君)아 네 세상 저만치 가서 이제 없고
하늘 바다 모두 세월 너머에 뿌옇다
편지를 전한다
어제와 내일에게
동서와 남북에게
하늘 땅 사람에게
관악문 너머 100층 넘는 롯데가 제 키를 자랑하고
하늘에서 몇 분마다 시끄런 비행기 소리 거슬리지만
관악산과 삼성산
북한산 청계산 불암산 모두 함께
영혼(soul)의 장소 서울을 지키고
시간도 칼날처럼 부드럽게 남아라
* 연주대 : 관악산 정상 629미터
(연주대에서 관악문 방향, 2020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