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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Nov 08. 2022

나를 슬프게 하는 것들 (이태원)

국가 애도기간 1주일, 그 후에도 며칠 동안 혹시나 하며 이런 글을 펴내지 않은 내가 나를 슬프게 한다     


세월호 참사에서 희생했던 나이의 젊은이들이 다시 이태원에서 일을 당했다는 것이 나를 슬프게 한다      


‘경찰, 이태원 4시간 동안 왜 쳐다만 봤나’ 소리쳤다는 어떤 이(이하 ‘어떠니’로 씀)의 말이 나를 슬프게 한다     

4년간 기르던 풍산개지만, 나라가 월 250만 원을 주지 않으니 이제는 반납한다는 어떠니 말이 나를 슬프게 한다

     

외신기자를 모아 놓고 이게 사고(incident)지 참사(disaster)가 아니라며 웃는 어떠니가 나를 슬프게 한다      

‘사고’냐 ‘참사’냐 물으니까 ‘참사적 사고’라는 최신 중국어로 말하는 어떠니가 나를 슬프게 한다     


자치경찰제도에서 자기는 책임자가 아니고 원래 문제가 많으며, 유럽에 간 것은 ‘외유’가 아니라 ‘출장’이라고 말하는 어떠니가 나를 슬프게 한다

     

책임은 느끼지만 ‘마음의 책임’이라는 어떠니가 나를 슬프게 한다      


차 타고 뒷짐 지고 1시간 걸려 현장에 와서 파출소 옥상에서 바라보고, 당직자가 상황실이 아니라 자기 사무실을 지키고, 경계경보 속에서 일찍 퇴근해서 저녁 먹을 채소를 다듬는다는 어떠니 들이 나를 슬프게 한다     


無限(무한)으로 책임진다며 이걸 중국의 武漢(중국어 발음은 우한)으로 읽는 어떠니 들이 나를 슬프게 한다     

이나저나 이런 어떠니 들을 그대로 바라보고만 있는 내가 나를 슬프게 한다       


* 이런 어떠니 들에 대하여 뭐라도 어떻게 해야 하지 않을까 (한돌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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