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신문 보기가 겁난다. 2022년의 마지막 달의 첫날인데, 언론 보도를 보면 차분하게 한해를 정리하거나 새해를 생각할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화물연대에 첫 업무개시명령 - 타협 없다’
‘지하철, 지옥철 됐다, 파업 첫날 퇴근 대란’
‘준예산 위기---약자 지원 다 끊길 판’
‘세금·연금·보험 중산층 부담 1년 새 16% 급증’
‘이상민 행안, 해임건의안 국회 제출’
시민을 위한 정치를 해라
우리나라 사람들(‘국민’이라 하려니 좀 그렇다)은 대체로 ‘지지 30% : 반대 60% : 유보 10%’ 정도로 대통령과 현 정부에 대한 국정지지도가 나누어져 있는 것 같다.
정치인들이 쓰는 말에는 국민이 많은데, 여기에는 ‘30%의’ 또는 ‘60%의’라는 관형어가 빠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이걸 대신하는 말이 있을까? ‘인민’이라고 하자니 대번에 종북주의자나 빨갱이로 몰릴 테니 이건 안 되겠고, 그냥 ‘시민’이라는 말로 전체 우리나라 사람의 대표성을 나타낼 수밖에 없겠다.
사실 ‘자유·평등·박애’를 내세운 프랑스혁명도 ‘시민혁명’이고, 우리나라에 있었던 대부분의 시민혁명이나 저항권 행사는 시민이 행사해 온 것이니 ‘시민’이란 말이 적당한지 모르겠다.
내일(12월 2일)이 예산안 처리시한인데, 국가의 계속성을 지켜야 할 헌법상 책무를 지닌 최고 책임자라는 대통령은 오불관언이고, 야당도 대통령의 예산안 시정연설부터 보이콧 했으니 그도 그렇다.
‘백지 사표를 품고 다닌다’는 행안부 장관이 ‘10·29참사’가 있은지 1달을 넘었는데도 ‘폼 나게 사표를 던지지 않아’ 야당이 해임건의안을 제출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참 기차고 안타까운 일이다.
공무원은 국민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 총리, 장관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되어 있다. 이 부분 헌법 조항을 여기에 써 본다.
제7조 ①공무원은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
②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
국회의원의 책무
국회의원은 폼 잡으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다. 국회에서 어떤 정당이 과반수를 넘는 다수라면, 다수당은 다른 정당과 대화하고 타협에 노력하되, 국회 내에서 의견이 일치되지 않으면 다수결의 원칙에 따라 국회의 의사를 정해야 한다.
169명의 제1 야당과 그 당 소속 국회의원에게 부여된 책무를 보면, 정부를 제대로 감시하고, 바른 정책을 투사하는 것이리라. 내가 살아온 시간 동안 국회의 다수당이 되지 못했던 시대에는 야당은 거리에 나가는 것이 일종의 투쟁방법이었다. 이제는 국회에서 정상적 의정활동으로 정부를 제대로 감시하라는 것이다.
요즈음에도 헌법을 ‘헌 법(old law)이나 낡은 법’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 국정조사와 탄핵에 대한 헌법 조항을 찾아본다. 국회는 다수결에 따른 의결로 당연히 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61조 ①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 사안에 대하여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
②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절차 기타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제65조 ①대통령ㆍ국무총리ㆍ국무위원ㆍ행정각부의 장ㆍ헌법재판소 재판관ㆍ법관ㆍ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ㆍ감사원장ㆍ감사위원 기타 법률이 정한 공무원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
②제1항의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있어야 하며, 그 의결은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다만,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재적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국회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한다.
③탄핵소추의 의결을 받은 자는 탄핵심판이 있을 때까지 그 권한행사가 정지된다.
④탄핵결정은 공직으로부터 파면함에 그친다. 그러나, 이에 의하여 민사상이나 형사상의 책임이 면제되지는 아니한다.
상식에 맞는 국정 운영을 촉구한다
나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권과 국회·정부에 상식에 따른 국정 운영을 요구한다.
법(法)이란 원래 ‘삼수변의 물(氵)’과 ‘갈 거(去)’가 합해진 글자다. 물 흐르듯 ‘상식’에 맞게 운용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정부가 말하는 ‘공정’에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30% 정도의 의사만 반영하지, 찬반을 포괄하여 다수결로 정해진 전체 국민(시민)이나 60%의 국민(반대하는 시민)의 의사를 반영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다수와 소수의 의견이 다른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다수는 소수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야 하지만, 결정의 순간이 오면 어쩔 수 없이 다수결로 의사를 정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정치권에 말한다. 먼저 허심탄회하게 얼굴을 맞대라. 이를 원활하게 하려면 헌법에 근거가 있는, 국가원로자문회의(헌법 제90조)나 이와 유사한 기구를 만들어 활용해 보는 것도 좋겠다.
마지막으로 헌법에 정해진 대통령의 책무를 적어본다.
대통령의 책무
대통령은 자신을 지지하는 30% 정도의 지지자가 아니라 전체 국민(100%), 즉 시민의 대표로서의 국가원수이며, 국가의 계속성과 헌법 수호의 책무가 부여되어 있다. 그리고 평화통일에 노력해야 할 성실한 의무도 부여되어 있다.
대통령은 취임 시 전체 국민(시민) 앞에서 선서하였다. 그때 선서한 내용도 여기에 옮겨 본다. 헌법이 정한 행동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66조 ①대통령은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한다.
②대통령은 국가의 독립ㆍ영토의 보전ㆍ국가의 계속성과 헌법을 수호할 책무를 진다.
③대통령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진다.
④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 속한다.
제69조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 12월 첫날이다. 밝고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도록 각 분야에서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기를 바란다 (한돌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