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돌의 시
대강당 마당 귀퉁이에 꽃 바른 나무 있다
늘 청치마 홍바지들 하하 까륵 웃고, 멋진 몸매 예쁜 얼굴들 실컷 구경하니 나무 팔자로는 괜찮다는 소리 좀 들었다
작년까지 서해바다 건너온 젊은 애들 강당 계단부터 4성조로 솰라솰라 외치고 사진도 어지간히 찍더니만
올해 갑자기 사드*ㄴ지 땜에 뜸해졌다. 그들이 몰고 온 건지 미세먼지가 더 심해지고
이번 17년에는 4월 10일쯤 내공 담뿍 연분홍색 DNA 섞어 오므린 꽃봉오리 활짝 펴 하얀 바탕에 연보라 색(色) 콜라주 했더니, 지나는 사람마다 스마트폰에 담더니 단박에 이곳에서 미스추리(Miss Tree) 되었다
4월 17일 발광(發狂)한 비바람에 마당 쓸 일 만들었다**
맨날 “순결 어쩌고” 하는 하얀목련더러는 “다른 색(色) 좀 섞어라”
“제발 슬픈 타령 좀 그만해라” 어쩌고 했는데,
한바탕 비바람 시샘에 훌쩍 달나라 자전거 소풍 가던 꿈 다 깼다
내년이 18년인가
보라목련(紫木蓮)은 다시 새해바라기한다
* 사드(THAAD) : 종말고고도지역방어체계
** 2017년 4월 17일 비바람에 목련, 벚꽃 다 졌다
(하얀 목련)
(자목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