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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May 26. 2023

누리호 3차 발사 성공과 한러 수교 33년

어제 누리호 3차 발사에 성공하였다. 우리나라가 세계 7번째로 자체 제작한 위성을 자체 제작한 발사체에 실어 우주에 올렸다고 한다. 가슴 벅찬 일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이것은 대한민국의 우주 G7 도약을 도운 나라가 미국도 유럽도 일본도 아니라 ‘러시아’라는 것이다.      


작년 6월 중앙일보 기사를 보자. 요즈음 언론은 한미일, 북중러의 패거리 프레임에 갇혔는지 러시아 관련 사항을 쏙 빼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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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켓 아이러니정작 도움준 건 아닌 러시아였다

중앙일보, 입력 2022.06.21. 17:22, 업데이트 2022.06.22. 17:56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우주과학관 수장고에는 한ㆍ러 우주개발협력을 상징하는 붉은색 돌 하나가 보관돼 있다. 2007년 러시아 연방우주청 장관이 한ㆍ러 우주장관 회담을 위해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했을 때 가져온 ‘기념품 돌’이다. 러시아 우주개발의 장을 연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의 가가린 발사대 아래에서 채석했다고 한다.     


한국 우주발사체 개발의 역사 속에는 열강의 정치외교적 변혁과 이로 인한 우연ㆍ아이러니가 얽혀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70년 가까이 ‘한미동맹’(同盟)이란 긴밀한 관계로 묶여 지내왔지만, 정작 한국의 우주로켓 개발에 도움을 준 곳은 러시아 등 과거 미국과 냉전(冷戰)을 벌여왔던 옛 소련권 국가였다.      


미국은 1987년 미사일 기술 통제체제(MTCR)를 창설한 이래 미사일 완성품은 물론 관련 기술과 부품의 국가간 거래를 막아왔다. 동맹국인 한국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미국의 적성국가였던 옛 소련권 국가들이 한국에 우주기술을 한국에 사실상 전수해 줄 수 있었던 것은 1980년대 말 공산권 붕괴와 1998년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등 대혼란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현재 ‘피의 전쟁’을 벌이고 있고, 한국은 서방국가와 함께 우크라이나 편에 서 있다는 건 또 하나의 아이러니다.     


(사진)     

*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 과학관에서 보관 중인 한ㆍ러 우주개발협력 상징 암석. 2007년 러시아 연방우주청 장관이 한ㆍ러 우주장관 회담을 위해 나로우주센터를 방문했을 때 가져온 ‘기념품 돌’이다. 러시아 우주개발의 장을 연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의 가가린 발사대 아래에서 채석했다고 한다. 최준호 기자     


(중간 생략)     


2022년 6월 21일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발사체(KSLV-2) 누리호의 75t 로켓엔진은 러시아의 액체로켓을 사실상 리버스엔지니어링(Reverse Engineeringㆍ역공학)한 결과였다. 누리호에 들어간 헬륨탱크는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한 제품이다.      


조 전 원장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75t 액체로켓 엔진 개발에 들어가 3년여만인 2018년 11월 누리호 시험발사체(KSLV-2 TLV)를 성공적으로 쏘아올릴 수 있었다”며“짧은 기간 안에 독자 액체로켓과 발사체 체계종합 기술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항우연 연구원들의 피와 땀의 결과이긴 하지만 러시아 우주기술의 기여 또한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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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경세(安世經世)가 필요하다     


미국과의 한미동맹 70년이 우리에게 안겨준 일들은 정말 굉장하다. 우리는 이 기간 동안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함께 이루었다. 그런데 1990년대 노태우 정부의 북방외교로 중국·러시아와 수교 후 30여년도 아주 좋았다. 이번 러시아 우주기술은 1990년 9월 3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러시아와 수교이후 우리가 전수받은 것이다.     


우리는 중국과는 1992년에 수교후 30년 동안 엄청난 흑자를 누리다가, 현 정부 들어 반중(反中) 반(反)러시아 기조로 중국과 사이가 벌어져 현재 큰 적자를 보면서 벌써 14개월째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인다. 큰일이다. 먹고사는 문제인데 말이다.     


나는 대외 문제에 있어 정경분리와 안세경세, 중립과 균형외교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먼저 14억 2567만명의 중국이 2392만명의 대만과 겪는 양안(兩岸)문제에 대해 우리는 할말이 있어도 참아야 한다. 중국과 대만의 입장이 다르다면 우리는 실익을 찾아야 한다. (대만인은 중국인의 1.6%이다)       


우크라이나는 우리와 연관이 거의 없는 나라다. 그러나 러시아는 우리(북한)와 접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보다 러시아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는 1932~1933년 대기근(홀로도모르, Holodomor)으로 수백만명이 아사(餓死)한 사건이 있었다. 최근에는 크림반도와 도네츠크, 루간스키 등을 러시아가 차지한 구원(舊怨)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여기에  우리가 관심을 두기는 너무 먼 문제 아닌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우리와 떨어진 유라시아대륙의 서부, 북대서양 연안의 문제이다. 여기에 우리가 왜 개입하나? 일본이 하니까 우리도 한다고? 기본적으로 일본은 대륙과 떨어진 섬나라이고, 우리는 대륙에 연결된 반도국이니 입장이 다를 수 있고, 러시아와 국경을 같이 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우주개발 건처럼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미국이나 일본을 좇아 쓸데 없는 일에 관여하여 먹거리를 없애고, 30년 이상 다져온 우의와 적공(積功)을 날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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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6위 한국군이 전시작전권이 없다니     


우리는 1950년 7월 한국전쟁 초기에 이승만이 맥아더에게 한국군 작전지휘권을 맡겼다. 그후 73년이 지나갔고 그동안 대한민국은 전 세계 6위의 군사대국이 되었다(2023년 순위로 일본은 우리에 뒤처진 8위다). 1950년에 우리는 탱크 1대도 없는 최약체였으니 어쩔 수 없었나 모르지만 아직도 이걸 환수하지 않은 것은 말이 안된다.      


현재 28,500명의 미군이 50만 한국군(270만 예비군)을 지휘하는데, 만일 미국과 중국 사이에 전쟁이 발생하면 어쩌려 하는가? 즉시 한국군 작전권을 환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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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을 배우자     


미국의 식민지배를 받던 필리핀은 때때로 중국과 갈등 상황에 놓여 있지만 늘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그들은  미군기지를 모두 철수하도록 하였다가, 최근 들어 미군기지 4곳을 허용하였다.       


그런데 4월말 윤석열에 이어 미국을 공식 방문한 필리핀의 마르코스 주니어는 5월 4일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미국은 필리핀의 군사기지를 활용해 중국을 공격할 수 없다”고 선언하였다.      


필리핀은 1898년부터 1946년까지 미국의 식민지였고, 1951년에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한 나라다. (우리는 1953년에 미국과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였다.)     


우리는 왜 필리핀처럼 당당하지 못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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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라고 말하자     


미국은 그동안 예민한 군사기술을 우리에게 준 적이 없다. 핵무기와 관련, 일본에게는 전부터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 재처리를 허용하였고, 호주게에는 원자력잠수함을 허용했지만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 4월말 ‘워싱턴 선언’이 있었다. 북한이 우리에게 핵무기를 사용하면 미국이 핵무기로 보복해 주겠다는 이야기, 이른바 ‘핵우산 사탕발림’이 전부 아닌가.     


우리도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 미국에 분연히 노(No)라고 말해야 한다. 필리핀을 배우자.     


이 정부 들어 1년 사이에 대한민국의 경제력이 전세계 10위에서 12위, 13위로 떨어졌다. 우리나라는 경제의 70%를 무역에 의존한다. 우리나라는 대외거래 없이도 모든 걸 스스로 수급할 수 있는 미국이나 우리의 3배인 1억 3천만명의 내수시장을 가진 일본과는 다르다.


*2021년 무역의존도는 대한민국 70%, 중국 34%, 일본 25%(2020년), 미국 20%이다.     


모든 것에서 경제마인드를 우선하자. 자유, 민주주의, 인권도 중요하지만 이게 우리를 먹여 살리지 못한다. 현재 북한은 남한의 2~3%의 국력인데 우리가 혼자 감당하지 못하고 미국, 일본과 편먹어 북한에 대응하는 모습이 도대체 말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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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 평화와 선제공격     


예전 정부가 북한의 평화 공세에 속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장과 미사일 발사는 그들이 체제보전에 위협을 느끼기 때문 아닐까. 원래 핵무기를 가지고 있던 우크라이나가 핵무기를 포기하고 나서 러시아의 침략을 당했는데 그들이 핵을 순순하게 포기할까?


내가 보기로 우리쪽에서 제일 엉터리는 아직도 북한이 남한을 적화통일할 수 있다고 믿는 자들이다. 식량부족으로 제대로 먹지 못하고, 전기가 없어 밤에 불을 켜지 못하는 집단이 남을 공격한다고?      


나는 대한민국이 이렇게 선언할 것을 제안한다.     


<남한은 북한을 흡수통일하거나, 선제공격하지 않겠다>

<북한은 핵무기를 폐기하라>     


내가 기억하기로는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먼저 북한에 선제공격(선제타격)을 운운해 왔다. 자신의 말과 행동을 기억하지 못하고 책임지지 않으니 큰 문제다. 이도 지난 정부 책임이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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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봉재산 30」은 정치·사회 현상에 대해, 어느 지공선사(地空善士,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사람, 가끔은 指空禪師)가 쓰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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