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과 ‘사교육 카르텔’, 문제는 사회적 합의?

by 신윤수

H형, 지난 주말에는 무더위 속에 낙동정맥 천성산에 올랐습니다.


신라 때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999명의 제자를 가르쳤다던가. 예전 도롱뇽 사건이 떠올랐는데 찾지 못했다오. 천성(千聖)이란 천명의 성인(聖人)인데, 나도 힘들여 정상에 올랐으니 여기 끼워줄라나?


오늘자 신문에 이리되어 있습디다.(중앙일보 5면, 2023년 6월 21일 자)

- 여권 “윤 대통령, 이번에 ‘사교육 카르텔을 뿌리 뽑고 갈 생각”

- 수능 5개월 앞 “난이도 중상 문항 늘 듯, 이제 실수 안 하기 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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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정책 변경에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


H형! 혹시 ‘킬러 문항’, ‘사교육 카르텔’이라고 들어보셨소?


대통령실에서 “입시전문가(?) 윤 대통령이 수능에 ‘킬러문항’을 없애라고 지시한 것이 ‘엊그제가 아니고 몇 개월 전’이다”라고 해명하던데, 이런 걸 대통령이 직접 지시했다고?


‘킬러문항’이란 수험생이 쉽게 풀지 못하는 고난도(高難度), 즉 어려운 문제라니, 이 말 자체가 뭐랄까 ‘킬러단어’. ‘사교육 카르텔’이라는 말도 ‘킬러단어’인데, 따로 킬러단어 교육이라도 받아야 하나요?


그런데 교육정책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다루려고 만든 국가교육위원회를 패스하고, 대통령이 이래라저래라 지시하는 건 바로 일제의 ‘교육칙어’, 예전 박정희 시대의 ‘국민교육헌장’과 무엇이 다르지요?


민주주의와 법치국가는 절차입니다. 공무원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면 어쩌지요?


사회적 합의로 추진해야 할 과제에 대해 갑자기(?) 한 마디 해 놓고, 부산엑스포 유치를 한다며 프랑스 파리의 텅 빈 회의장(동시 통역이 제공되는 국제회의장)에서 5분여 영어 문장을 읽는 모습이 참 짠합디다.


어제 오후에 나온 연합뉴스입니다. 역시 한 마디 하면 대통령실이 나서 해명하고, 여당은 야당을 때리고, 누구는 뭐라고, 누구는 어쩌고 아무 말 대잔치로 대혼란 중, 수험생과 학부모는 어쩌라고?


(연합뉴스)


與 "사교육 업자들이 '학부모·학생 혼란' 주장…카르텔 개혁"(종합)

송고시간2023-06-20 16:43


尹 '수능 발언' 적극 엄호…"킬러 문항 배제는 이재명 대선 공약이기도"

이준석 "사교육업계 때리기로 급선회" 유승민 "수능 건드릴 게 아니라 학교 개혁해야"

수능에서 '킬러 문항' 없앤다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국민의힘과 정부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이른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출제를 배제하고, 수능의 적정 난이도 확보를 위해 출제 기법 등 시스템을 점검하기로 협의한 19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학원 앞에 교육 내용이 안내돼 있다. 2023.6.19 nowwe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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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국민의힘은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관련 발언이 교육 현장에 혼란을 일으켰다는 야권의 비판 공세에 "교육개혁은 더는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며 적극적으로 엄호 태세를 취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사교육 이권 카르텔이라는 왜곡된 교육 현실을 바로잡아 무너지고 있는 공교육을 정상화하는 것이 교육 개혁의 본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은 학생들에 대한 '기회의 공정과 균등' 차원에서 교육 개혁의 필요성을 강하게 언급한 것"이라며 "교육만큼은 정쟁의 요소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육과정에 없는 '킬러 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는 지난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약이었다"며 "민주당도 사교육을 근절하고 공교육 신뢰를 높이기 위한 개혁의 시급함은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상범 수석대변인 역시 MBC 라디오에 출연해 "이미 작년부터 대통령께서 국정과제로도 이야기했고 올해 초 킬러 문항 삭제 기본 계획을 발표했음에도 전혀 반영이 안 됐다"며 "교육계 내부에 대통령 국정철학을 반영하지 않겠다는 강한 카르텔이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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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에는 대한민국 법전이 없나?


여기서 국가교육위원회법을 살펴봅시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 사회적 합의를 기초로 정치 등에서 중립성을 지키고자 대통령과 여야가 추천한 위원, 전문가 등이 모여 의론 하는 국가교육위원회는 어디다 처박아 놓았는지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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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약칭: 국가교육위원회법 )

[시행 2022. 7. 21.] [법률 제18298호, 2021. 7. 20., 제정]


제1조(목적) 이 법은 국가교육위원회를 설치하여 교육정책이 사회적 합의에 기반하여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추진되도록 함으로써 교육의 자주성ㆍ전문성 및 정치적 중립성을 확보하고 교육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국가교육위원회의 설치)


①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교육비전, 중장기 정책 방향 및 교육제도 개선 등에 관한 국가교육발전계획 수립, 교육정책에 대한 국민의견 수렴ㆍ조정 등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대통령 소속으로 국가교육위원회(이하 “위원회”라 한다)를 둔다.


② 위원회는 그 소관에 속하는 업무를 독립하여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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