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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Jun 02. 2022

벚꽃나무 물에 비치고

한돌의 시

   무심천에 벚꽃 활짝 피었다 창밖을 보니 벚꽃나무가 소긋소긋 물에 비친다 바람 불 때마다 사람 지날 때마다 나무는 비걱비걱 흔들고 비추는 물그림자가 후드득후드득 떤다 근데 나무 보니 장하다 잎사귀가 장하다 꽃 먼저 피워주고 며칠 안 있다 꽃 떨구고 나서 일 년 내내 물 품어 올려 햇빛과 짝짜꿍 광합성해서 줄기 뿌리 열매에 고이 저장하며 고되게 노동한다 영광은 잎새보다 먼저 와서 바로 지는 꽃에게 다 돌린다 뒷바라지 소리 없이 하는 게 우리 엄마 닮았다 그래 이름을 벚꽃나무 아닌 벚나무라 하나보다 이 나무는 정신의 아름다움 순수한 매력 순결 뛰어난 미모를 꽃말로 한다 한꺼번에 피었다 순식간에 저버리는 고집과 열매인 버찌를 다 내주는 희생정신은 내가 배워야 할 덕목인가 싶다     


   이제 비 그쳤으니 물가에 나가 보아야겠다     


   벚꽃나무 안녕한지 보러 이팝나무인지 조팝나무인지 억새인지 갈대인지 내 잘 모르는 친구들 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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