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보냈나 흘려보냈나. 방금 쏟아진 봄비가 개울물로 급히 흘러가며, 두텁던 구름이 엷어지다 햇살 함께 밝아지며, 비 갠 후 시원한 바람으로 다가오더니, 꽃잎 섞인 바람으로 아련하게 사라졌다. 고향도 나도
태어나 한참 살던 곳에 한 오 년 돌아가 있었다. 옛날에 벌 나비 날던 들판에는 여기저기 시멘트길이 굳어져 돌아다닐 뿐, 무심천은 곧게 퍼진 그저 물길이었다, 여울도 개울도 아닌. 첫사랑 소녀는 손녀딸 재롱을 자랑하고 있었다
고향은 찾는 게 아니었다. 지난 세월은 모두 팽목항 앞바다에 빠져 있었다. 나의 1월이 30일로 끝났고 새로운 달력은 펼쳐지지 않았다. 내 시절들은 모두 무심천(無心川)을 따라 가버렸다
잊으리라, 마음 갈피 모아 힘써 살다
미륵부처님 보리라
* 청주 무심천 가에서 지낸 5년이 꽃비 내리는 날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