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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Dec 11. 2023

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見利忘義)’와 ‘어처구니’

1주일쯤 전에 나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어처구니’를 제안하였다. 좀 어처구니없는 제안이었던 모양이다. 제대로 된 한자도 아니고 등등---. 올해의 사자성어가 ‘견리망의(見利忘義)’라니까.     


* 브런치 스토리      

올해 사자성어는 어처구니로 하자 (brunch.co.kr)          


왜냐면 작년 12월 뽑힌 사자성어가 ‘과이불개(過而不改)’였다. ‘무언가 잘못되어 있어도 고치지 않는다’라는 뜻이라나. 그런데 단 하나도 제대로 고쳐지지 않았으니, 작년 사자성어를 그대로 두던지, 아니면 ‘어처구니’를 새로 뽑던지---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견리망의(見利忘義)를 뽑았다고 한다. 2위가 적반하장(賊反荷杖)이었다나. 대체로 내가 이야기한 ‘어처구니’와 그 뜻은 비스무리하다.      


먼저 관련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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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사자성어 '견리망의'"의로움을 잊고 이익만 챙긴다"

송고시간 2023-12-10 15:02     


전국 대학교수 1천315명 설문조사…2위는 '적반하장'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전국의 대학교수들은 올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라는 뜻의 '견리망의'(見利忘義)를 꼽았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1천3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해의 사자성어로 응답자의 30.1%(396표)가 '견리망의'를 선택했다고 10일 밝혔다.     


'견리망의'를 추천한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중어중문학과)는 "우리나라의 정치인은 바르게 이끌기보다 자신이 속한 편의 이익을 더 생각하는 것 같다"라며 "출세와 권력이라는 이익을 얻기 위해 자기편에 이로운 방향으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한 경우로 의심되는 사례가 적잖이 거론된다"고 지적했다.     


견리망의를 선택한 교수들은 대통령의 친인척과 정치인들이 이익 앞에 떳떳하지 못하고, 고위공직자의 개인 투자나 자녀 학교폭력에 대한 대응 등도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교수들은 사회 전반적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가치가 상실되는 시대가 됐다며 사회 지도층이 공동체의 의로움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2위는 25.5%(335표)를 얻은 '적반하장'이 차지했다. 적반하장(賊反荷杖)은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이다.     


3위는 24.6%(323표)를 얻은 '남우충수'가 차지했다. 남우충수는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함부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 인원수를 채운다'는 뜻으로 실력 없는 사람이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을 비유한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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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우충수는 정말 금시초문이라. 사전을 찾아보았다. 어려운 단어들이다(내게는).


남우충수(藍芋充數) : 재주가 없는 사람이 재주가 있는 것처럼, 좋지 않은 물건을 좋은 물건으로 속이는 경우를 비유한다.      

藍: 쪽 람, 쪽 남, 볼 감

芋: 토란 우, 클 후

充: 채울 충

數: 셈 수, 자주 삭, 촘촘할 촉         


(사진)

김병기 전북대 명예교수가 쓴 '교수들이 꼽은 올해의 사자성어-견리망의' [교수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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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없는(?) 사자성어     


뽑힌 글들의 심오한 뜻은 잘 모르지만 내게는 어렵다.


왜 내가 ‘어처구니’를 제안했나? 얼핏 보면 ‘어처구니’는 순수한 우리말, 고유어(?)로 보인다. ‘어처구니’나 유사어 ‘어이’는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을 말한다는데(?)     


『다음 사전』은 ‘어처구니’는 〈‘없다’와 함께 쓰여, 뜻밖이거나 한심해서 기가 막힘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도사리와 말모이, 우리말의 모든 것』에는 〈상상 밖에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물건〉이라고 되어 있다.      

이런 정의는 사실 내게 잘 닿지 않는다. 여기저기 찾아보니 이런 설명이 있었다. 한번 적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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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처구니’의 어원(語源)에 2가지 설이 있다.      


1. 액(厄)을 막기 위하여 지붕 처마 끝에 동물 등 흙으로 토우(土偶)를 만드는데, 이게 물고기 등 모양이라 이걸 물고기 등뼈, ‘어척군(魚脊群)’이라고 했다나.      


2. 곡식을 가는 ‘맷돌의 손잡이’를 가리킨다. 그 유래는 잘 모르겠다나. 나는 전에는 이걸로 기억하고 있었다.     

‘어처구니’의 설명이 좀 어이없다. 어쨌든 어처구니없으면 액막이가 어렵고, 제대로 맷돌을 돌리지 못한다. 즉 제대로 무언가 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올 한 해가 너무 ‘어이’ 없고, ‘어처구니’ 없어(이걸 다른 말로 ‘황당’해서) 한글로 느껴지는 사자성어 ‘어처구니’를 사자성어로 추천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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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어처구니없게 하는 것들 (202312)     


올 한 해 내가 어처구니없다고 느낀 일들을 요약해 본다. 가급적 최근 일어난 일을 먼저 쓴다.     


1. 또 누구는 오늘 4박 5일짜리 네덜란드 여행 간다. 좋겠다.


- 지난달 영국, 프랑스에 갔는데(스코어는 119 : 29였다) 오늘 네덜란드는 반도체 업체 어딘지 핑계김에 가니까, 삼성과 LG가 같이 간다더라. 지난주 부산 깡통시장에서 만나지 않았나---     


2. 인구절벽이 흑사병보다 심각해서 대한민국이 소멸한다---합계출산율 한국 0.7명, 북한은 1.8명으로, 군대를 유지 못하면 북한에 남침 기회를 준다더라--- (NYT 보도)     


- 남녀징병제로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스라엘의 합계출산율은 3.01명, OECD 중 1위다(우리는 0.7). 이스라엘은 여성도 현역에 복무하지만, 임산부는 제외한다.      


3. 불교는 살생을 금지하는 종교다(나도 불자다), 절집을 불태우고 자살했는데 ‘입적(入寂)’이니 ‘소신공양(燒身供養)’이다 하며, 훈장도 준다---     


- 누가 거기 조문 간 것은 종교니까 그렇다 치고(그는 이태원 참사, 오송 사고나 최근 소방관 순직에는 조문가지 않았다),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로 매년 13천명이 자살하는 나라에서 훈장이라니?        


4. 엑스포 119 : 29인데, 박빙(薄氷)?---(기네스북에 오를 패배 아니고)     


- 부산엑스포가 사우디와 박빙, 지구를 495바퀴 돌았고 6천억원을 썼는데---, 대통령이 세계 90개국 정상과 만났다나---. 한국을 빼면 28개국이니 한 표에 200억원을 넘는데---. 어쩌자고 전날까지 아슬아슬하다며 최후까지 전화를 돌린다더니(나는 그날 괜히 잠만 설쳤다)---.  이 일에는 기막혀 말이 이어지지 않는다.     


5. 2024년 예산에서 국가의 백년대계인 R&D예산은 날리고, 겨우 1년 6개월 복무하는 병사 봉급을 165만원 준다나---     


- 나도 군대 다시 받아주라, 내가 장교로 복무하던 80년대보다 지금 사병이 봉급도  좋고 처우도 좋아졌다---그래서 장교 부사관 지원을 하지 않아 군대가 난린데---      


6. 2018년 9.19. 군사합의를 폐기했으니, 이제 본격적으로 전쟁하려나?      


- 북한에 이어 남한도 정찰위성을 쏘았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정에 어긋나고, 우리는 괜찮은가? 혹시 ‘내로남불’ 아닌가--- 그런데 왜 우리가 만든「누리호」를 안 쓰고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을 쓰지(미제가 좋아서?)     


7. 징계 공무원은 사표를 받아줄 수 없는데(국가공무원법), 국회가 탄핵 절차에 들어가고 나서(공수처에 고발되어 있는) 이동관 사표를 받아주던데?---(이 부분은 근거 법령을 첨부한다)     


국가공무원법
 
제78조의4(퇴직을 희망하는 공무원의 징계사유 확인 및 퇴직 제한 등)
 

① 임용권자 또는 임용제청권자는 공무원이 퇴직을 희망하는 경우에는 제78조제1항에 따른 징계사유가 있는지 및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감사원과 검찰ㆍ경찰 등 조사 및 수사기관(이하 이 조에서 “조사 및 수사기관”이라 한다)의 장에게 확인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 따른 확인 결과 퇴직을 희망하는 공무원이 파면, 해임, 강등 또는 정직에 해당하는 징계사유가 있거나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제1호ㆍ제3호 및 제4호의 경우에는 해당 공무원이 파면ㆍ해임ㆍ강등 또는 정직의 징계에 해당한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정한다) 제78조제4항에 따른 소속 장관 등은 지체 없이 징계의결등을 요구하여야 하고, 퇴직을 허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 이런 경우, 국회 동의(인사청문 보고서) 없이 임명 후 국회가 탄핵에 나서면 사표를 내고, 다른 곳에 취업할 수 있다. 누구 맘대로다. 이런 엉터리가 있나!  (물론 사표 수리가 아니라 파면할 수는 있다)   


8. 세금이 안 걷혀 난리(60조원이 부족하다던가), 부자만 내던 종부세를 후퇴시켜 작년 119.5만명에서 41.2만명으로, 세금 1조 8백억원을 덜 걷는다니---     


- 나도 올해는 내지 않으니 (쬐끔) 좋지만, 이건 좀 아니다 싶다.     


9. 2010년 코로나19 시작 무렵, 주가지수가 일본이 35,000대, 우리는 3,500대이었는데(우리 지수에 대충 10을 곱하면 일본 지수) 지금은 일본은 33,000대, 우리는 2,500대니까, 일본은 얼추 제 자리 우리 증시는 30% 정도 날아가 버렸다, 왜 그럴까?     


- 미국 일본 친해지고, 중국 러시아를 배척하다 보니 수출주도형 경제에서 그만큼 주가는 빠질 수밖에. 2달째 무역흑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줄어선데, 이거 난리다.       


10. 우리 경제가 세계 10위에서 13위로 떨어졌는데, 아직도 ‘10위권’이라고---     


- 13위를 반내림하면 10위권은 맞나? 그런데 이렇게 정신줄 놓다가 일본처럼 30년 불황이 온다.      


(한돌 생각) 우리는 올해 많은 어처구니를 잃었다. 새해는 집 나간 ‘어처구니’를 찾아 제대로 된 나라를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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