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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Dec 22. 2023

동짓날, 해병대를 생각하며

어느새 겨울이 왔습니다

오늘은 동지(冬至), 아침은 동지팥죽을 먹으려고 합니다


예전에는 새해가 동지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새해맞이 글 하나 쓰려합니다     


이제 ‘검은 토끼의 해’가 지나고 ‘푸른 용의 해’가 됩니다

올해 해병대 이야기가 많았는데 내년은 ‘청룡(靑龍)의 해’

젊은 시절 내가 근무하던 ‘청룡부대’의 해가 됩니다     


군 시절에 좋아하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제대하고 싶어 그랬는지

‘계절이 두 번 바뀌면 활짝 웃고 있을 거예요’라는

방미 노래를 좋아했습니다

어느 동짓날, 이제 겨울과 봄 지나고 여름 오면 나는 제대한다


근데 나는 군대가 그리 싫지는 않았어요

요령 붙으니 쏠쏠한 재미도 있고 여기저기 좋아했던 **도 있었고

때로는 고문관 짓, 여러 에피소드도 있고

철모에 권총탄을 맞았던 임사(臨死)체험도     


해병대 장교 40개월 동안 훈련기간 외에는 전방지역에서 근무하며  

보병소대장, 대대참모, 연대참모를 했으니 군대 맛도 제법 보았지요

3년 내리 12월 31일에는 해맞이 당직을 섰습니다

마지막 해에는 일부러(?) 후배와 당직을 바꾸었던가      


얼마 전 ‘서울의 봄’ 영화를 보았습니다

심장이 찌르르했습니다

12월 12일 밤 바로 남산 언덕길에서 총소리를 들었거든요      

대학 졸업 사은회를 하던 밤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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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을 넘어

한반도 아니라 한대륙의 봄

다물(多勿) 정신으로 옛조선(古朝鮮) 땅을 되찾자!’     


‘내게도 새 봄이 오리라, ‘푸른 龍의 해’

갑진년(甲辰年)은 값진 해가 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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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보니까

지나간 모든 시간은 참으로 위대하더이다


지난 주말에 청계산에서 모처럼 눈길 산행을 했습니다

올겨울 들어 처음 아이젠을 착용했습니다     

돌문바위 지나며 매봉 아래 특전용사 충혼비에 경례하였습니다

(청계산에 가면 늘 그렇게 합니다)

C-123수송기 추락사고로 50여명이 죽었던 사건

1982년 6월이니까 벌써 41년이 지나갔는데

나도 현역이던 시절, 전 군에서 모두 위문금을 갹출했습니다

군인은 언제 죽을지 모르니 매일 내복을 갈아입어야한다는 말에

혹시 나쁘게 되더라도 그 사람 깨끗했다고 보이려고(?)     

참 허망했지요, 구만리 청춘을 조국에 바친 이들---     


올해 7월 홍수 수색작전 중 순직한 해병대 채 상병을 생각합니다

삼가 좋은 세상에 갔기를 빕니다


군에 있을 때, 서울쪽 밤하늘을 보면 붉은빛이 반사되어 있는데

일 있고 화나도 가지 못하니 아쉽다가---, 나중은 두 달 한 번 외박이 귀찮아지던가---

자꾸 옛이야기가 길어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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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해병대 동기회 송년회 날

우리 동기생 190여명 중 40여명이 모이는데

(작전지역 및 H-hour는 군사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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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은 대한의 바다의 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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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건설 위하여 대한해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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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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