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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H형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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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Jan 02. 2024

나는 비야비여(非野非輿) 라오

H형!     


어제 새해로 온 새 ‘올해’를 맞으며

새해 복 듬뿍 받으시오!     


작년에 미처 못 읽은(밀린) 글을 읽다 보니, 제주도에 중산간(中山間)으로 부르는 공간이 있다고 하오 

이름이 재미있잖소! 

‘가운데 산의 사이’라니, 이걸 ‘비산비야(非山非野)’라고 한답디다

아 산도 아니고 들도 아닌 땅!     


오늘이 벌써 올해 2일째인데 무언가 마음잡기 해 두어야 하는데

올해는 ‘제주도 한 달 살기’를 해야겠소

여태 한다 한다 하면서 밀어두었는데, 이걸 꼭 해보자 결심해 보오     

백수건달(白手乾達)*로 지공(指空)선사**로 산 지가 제법 되었는데도

오늘이 올해 처음 사람들 일하러 나가는 날이라니 새벽부터 가슴이 벌렁벌렁하오

내게도 그런 날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비몽사몽(非夢似夢)’


아니 ‘비공비공(非工非空)’ 즉 일 나가는 것도 아니고 텅 빈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처럼 글쓰기도 일은 일이니까 이공저공, 한자는 ‘이工저空’ 


참 무언가도 결정해야 하는데

아직도 4월 10일에 뽑을 정당이나 사람을 정하지 못했다오

오늘이 99일 전이던데


나는 야도 여도 아니라오, 이걸 중도(中途)라 부른다나

‘비야비여(非野非輿)’, 들판도 아니고, 같이 수레 타고 다니지도 않고

그러니까 바로 제주에 있다는 중산간(中山間) 같은 거지     


나는 시민(市民)이자 궁민(왜 國民을 궁민(窮民)으로 익잔쏘)인데, 나같은 보통 사람을 진짜 사람으로 대우하는 정당과 후보를 찾는다오     


새해 한가득 복 받으시오

용꿈 꾸고, 용처럼 날아다니며 ‘용용 죽겠지’ 하시오

어제 시작한 새해는 ‘푸른 龍’의 해, 의젓해 보입디다      


40년 전 나도 젊은 시절에 해병대 청룡부대에 있었다오

그때가 그립소

그리고 그 시절 내가 그립소     


그럼 또 뵈유                   


* 놀고먹는 사람

** 지하철을 공짜로 탈 수 있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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