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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Feb 01. 2024

수산(水山)일기, 24년 1월 말일 청계산에서

H형!

어제 오후(2024년 1월 31일)는 청계산에 갔습니다

청계사 버스종점 – 국사봉 – 이수봉 – 옛골     

  

나는 수요일에 산에 가는 걸 ‘수산하다’로 쓰고

‘수산으로 수선한다’고 씁니다

* 수산(水山): 수요일에 산에 가다

* 수선(水禪): 수요일에 행선(行禪)하다      


산에 가서 몸과 맘을 수선합니다만

그 수선보다는 수선(水仙)으로 쓸 때도 있습니다

윤심덕과 김우진 이야기 아시지요

‘사의 찬미’ 말입니다

그들이 서로 ‘수산’, ‘수선’으로 불렀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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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3시간 남짓 산행에는 인적이 거의 없었어요

4명, 5명쯤 만났는데 좀 이상했습니다

4명이었나 5명이었나

국사봉 정상에서 남녀 각 하나

이수봉 정상에서 남자 하나

이수봉-옛골 하산길에서 남자 한둘 정도

내려와서 생각해보니 서로 한마디도 건네지 않았어요

사람이 아니었나? 신선! 아니면---

청계산이 원래 음기가 센 산이거든요!

내가 젊은 시절에 귀신 잡는 해병대 장교 출신인데도  

이상하게 쭈뼛했습니다

낮에 산에서 사람을 만났는데---      


음달마다 얼음판이 남아 미끄러운데

나이 든 몸이니 조심조심해라 붙잡는 내 맘이 안타깝더이다

아이젠을 배낭에 그냥 넣어놓고, 귀찮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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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신문을 펼칩니다

정치 이야기인가 무언지 가득 있는데, 어제는

L씨가 신년 기자회견을 했다는데 ‘출생기본소득’

Y씨, H씨도 무언가 어쩌고 저쩌고 다들 뭔 이야기

정친지 사횐지 경젠지---

ㄴ뗀 진짜 정치 사회 경제가 필요한데

총선 4월 10일이 빨리 지나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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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제 새벽에 축구 응원을 했습니다

전반 20분 무렵부터 끝까지 보았지요

이런 걸 박빙(薄氷)이라고 해야지요?

부산 엑스포, 사우디와 119 대 29인데 이걸 박빙(薄氷)이라 (속아서)

그때도 자정 무렵에 깨서 응원했거든요

이번은 꼭 이겨라 응원했습니다

후반 시작하면서, 1분도 되기 전 1골을 먹고 내내 끌려가는데

사우디 애들은 조금 충돌하면 넘어져 안 일어나는 침대축구

옛날 이노끼와 알리의 격투기에서 이노끼가 생각납디다  

사우디 골키퍼가 경기지연으로 경고 먹고는 승부차기에서 영향받은 듯

후반 45분 지나고 인저리타임 10분마저 끝나가는 90+9분에

조규성의 헤딩으로 기적같이 1 대 1이 되고

연장전 15+15에도 여러 차례 골이 날듯 날듯 하더니

결국 승부차기 4 대 2,  조현우 ‘참 잘했어요’

모처럼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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