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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H형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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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Feb 05. 2024

시니어 엠씨(해병)! 돌아가고 싶다

H형!

갑자기 그때가 생각났습니다      


1981년 11월 초순

김포 오리정 청룡부대 13대대 주둔지     


탄창 장전한 M16 소총을 들고 AOP(대공초소) 순찰가는데

그날 암구호가 아마 ‘국토-통일’ 이었나     


국토(초병 목소리)

통일(내 목소리)     


누구냐


순찰자다     


근무중 이상무


고생한다     


계속 근무하겠습니다


수고해라     


(해병대 2사단 1연대 13대대 11중대 소대장)

     

왜 잘 아시죠

전사(戰史)에 나오는 이야기

짜빈동 전투

열한(11)중대가 월맹 정규군 2개 연대를 물리친 기적     

병사들 근무장소에 야밤에 순찰가면

내가 암구호 잊을까 잘못 말할까 걱정되고

누구나 실탄 장전한 총을 가지고 있는데

혹시 오발하면 끝 아니오

그런데 그들과 참 어떻게 살았는지


나도 모질게 지냈다오      


그때 남쪽 서울 쪽 하늘 보면 밤에 불빛 아우라가 있는데

북쪽은 컴컴한 침묵이고  

살아서 제대할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


언젠가

마을 나갔다가 야밤에 부대 돌아오는데 그날 암구호가

무언지 기억이 없는기라

‘화랑-관창’ 이었나     


화랑

---


다시 말한다     


화랑

---(덜커덕 노리쇠 후퇴, 실탄 장전 소리)     


야 임마 나야 나 쏘지마

쏘- 지- 마     


그는 쏘지 않았고

때문에 그는 다음날 기합 받았고     

나는 살아남았다


다시 군대가는 걸 ‘시니어 아미’라고 하나

시니어 엠씨 Senior MC

Marine Corps     


돌아가고 싶다 그때 그 시절     


입춘(立春)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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