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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Mar 28. 2024

저기 자목련이 피었네

계절을 시샘하는 늦겨울비 겸 새 봄비가 이틀 내리더니 아파트 모서리에 보라색 목련꽃이 피었다


저 나무는 무슨 나무지? 왜 저리 매가리 없이 있지? 왜 외홀로지? 하며 안타까워했는데 봄철 며칠은 보라색 꽃으로 제 존재를 일러주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같았는데 내가 그에게 망각의 폭력을 행사하고 있었던 것이다     


목련은 필 때는 이쁜데 지고 나면 폐휴지처럼 초라하지 

그건 모든 꽃이 다 그렇지 않을까 

동백은 어때 

지고나면 지저분하지 

맞아 

꽃말이 진짜지 

나무연꽃 목련의 꽃말은 ‘고귀함’이고, 

백목련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자목련은 ‘자연애, 존경, 숭고한 사랑’이라는데, 인터넷에서 찾아 적었다     


목련(木蓮)이라면 나무연꽃이지, 대개 연꽃이라면 물에 피는 수련(水蓮)인데 나무에 피는 연꽃이니 으쓱하고 고귀해 보이지      


내 아이도 그곳에서 목련을 바라보겠지 한 번은 여기 피는 자목련을 생각해 줄까 

3월 마지막 木요일에 이곳에 핀 자목련을 이야기하는 나를 기억해 줄까      


계절은 성큼성큼 지나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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