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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윤수 May 31. 2024

드디어 벌어진 의대정원 증원, 개혁인지 대란인지

지난 2월 말 브런치에 ‘의료대란? 문제와 해법은 다 나와 있었다’ 라는 글을 썼는데, 그후 3개월 지나가면서, 늘 이 문제가 시끄럽더니 드디어 일이 벌어진 모양이다.      


어딘가서 들리는 소리다.     

‘경사 났네, 경사 났어!

재수하자, 반수하자’ 

여기저기 학원가 모두 불야성인 모양.

대학 강의실은 조용하고, 특히 이공계 학과는 비어 가고---     


어제 조선일보 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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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입시 의대 모집 총 4695명 확정...지역인재전형 1913 

(조선일보 2024년 5월 30일, 윤상진 기자)     


올해 치러지는 2025학년도 입시에서 전국 의대 모집 인원이 4695명으로 확정됐다.          

    

30일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공개했다. 올해 의대 증원에 따른 전국 40개 의대 모집인원은 4695명이다. 전년 대비 1540명이 늘었다. 정원 내로 4565명, 정원 외로 130명을 선발한다.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 의전원(85명)이 포함된 수치다. 정원 외 선발엔 농어촌 전형 등이 포함된다.


2025학년도 의대 수시 모집 인원은 3118명(67.6%)으로 전년 대비 1166명이 늘었고, 정시 모집은 1492명(32.4%)으로 전년 대비 331명 증가했다.


비수도권 대학 지역인재전형 모집 인원은 1913명으로 전년 대비 888명이 늘었다. 지역인재는 수시 전형으로 1549명, 정시 전형으로 364명을 선발한다. 비수도권 의대는 지역인재전형으로 전체 신입생의 59.7%를 뽑게 된다. 지역인재전형 방법으론 내신 성적 위주로 평가하는 학생부교과전형(1078명·56.4%) 비중이 가장 높다. 그다음은 학생부종합전형으로 449명(23.5%)을 뽑는다.


지역인재전형은 해당 지역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만 지원할 수 있다. 수도권 등 다른 지역 수험생과 경쟁하지 않아도 돼 비교적 입학 성적이 낮다. 의대 졸업 후 지역 의료에 남는 의사 수를 늘리기 위해 올해 입시부터 선발 비율이 대폭 확대됐다. 정부는 지난 3월 각 대학에 의대 증원분을 배정하면서 비수도권 대학들에게 의대 지역인재전형을 비율을 60% 이상(현행 40%)으로 운영하라고 권고했다.


2025학년도 입시계획이 최종 확정됨에 따라 각 대학은 31일까지 입시 요강을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고해야 한다. 수험생들은 공고된 요강을 참고해 본격적으로 입시 계획을 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료계가 서울고법에서 기각된 의대 증원 집행정지 판단에 대해 재항고를 해 대법원이 이를 심리 중이지만, 교육계에선 이날 발표로 의대 증원 집행정지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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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한 건 저지른 모양이다      


이 정부가 하는 게 없더니, 안 해도 될 일 같은데 한 건 저지른 모양이다.      


갑자기 재난이 발생했다며, ‘중대본’인가 무언가가 설친다. ‘모닝캄(Morning Calm)’, 조용한 아침의 나라가 이른바 ‘의료대란’으로 흔들리고 있다고, 의료대란?      


내가 보기로는 예방할 수 있고, 해법도 다 나와 있었다.

1. 연차적으로 의사 수 증원

2. 공공 의대(의무사관학교) 설치, 졸업 후 지방 등 취약지에 근무

3. 필수의료 수가 대폭 인상 등 의료시스템 보완     


종전 3058명이던 정원의 65%, 2000명을 일시 증원하자는 이야기는 없었는데, 언론에 보도된 걸 보면. 법원도 그리 보는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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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위기의료대란?     


세금으로 월급 받는 공공부문이 모두 나서더니 의사와 일반 시민 싸움 붙이기, 중우정치(衆愚政治)를 해 버렸다. 의사 숫자와 일반 시민 숫자가 비교되지 않는데, 여론조사를 운운했으니  바로 어리석은 백성 ‘개 돼지’ 이용하기 아닌가.       


4월 10일 총선 앞두고 국회의원인지 구케우원인지 되려 한다며 정당도 후보자도 모두 국민이자 가난한 백성, 궁민(窮民)에게 인기 높은 의대정원에 입을 봉했다.     


그런데 문제는 이제부터다. 인구는 감소하는데(합계출산율이 OECD 1위 0.7명인데) 의사는 늘리고, AI나 원격진료 등 대체 수단이 늘어나고---      


이거 의사 느는 게 좋은가 모르겠는데(의료비가 더 많이 들지 않겠나?), 이공계 지망자가 모두 하얀 가운 입겠다 하면 백년대계 국가교육체계가 우르르 무너지는 것 아닌가? 참 이 정부는 R&D 예산도 다 잘랐다가 요즘은 다시 바뀌었다나 어쩌고---      


며칠 전 강원도 모 부대 훈련병이 심하게 얼차려를 받다가 사망했는데, 군부대에서 3시간 지체되어 골든타임을 넘겼다던데. 내가 보기로 군부대 군의관들을 서울 등 대도시로 차출한 데 원인이 있어 보인다. 여기저기 큰일 투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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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문과 출신이고 남의 건강, 피고름 만지는 의대는 체질상 안 맞는데, 10년 넘게 공부하고, 늦은 나이에 전문의 되어 개업하고 돈 버는 것도 이해하는데, 그들의 미래 희망 빼앗아버린 것 아닌가? 미래 바라보고 젊은날 고생하는데---     


그리고 자기들 돈 내서 공부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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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온 자료에서 명백한 사실들이다.     


일본과 우리가 인구 1000명당 의사 2.6명으로 같지만, 우리나라는 의사 1인이 연 6천명, 일본은 연 4천명 환자를 본다나. 유럽 국가는 대개 공공의료(공무원)인데, 하루에 환자 2~3명 보는데---     


문제는 의료수가인데, 현재의 낮은 수가는 환자를 많이 봐야 수입이 생기는 구조, 의사 수 문제가 아니라 의료시스템 문제라는 것이다.     


1. 의사의 수도권, 도시 집중     

수도권, 도시는 병원, 의사가 많지만 지방에는 없다. 지방에서는 몇 억원을 주어도 의사를 못 구한다.

→ 모든 걸 혼자 책임져야 한다. 의료사고 한번 나면 모든 게 허사다.     


2. 필수의료가 마비 지경     

필수 의료라 할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응급의학과 등을 모두 하지 않으려 한다. 수가 낮고 업무 힘들고 출산율 감소로 어린이, 임산부가 줄고 있다. 소송이 많이 걸린다. 이보다 피부과·성형외과 등 돈 많이 버는 쪽으로 몰린다.     


3. 대형 병원이 전공의에 의존한다. 전공의 비율이 서울대 46%, 동경대 10%, 미국 10%(유튜브 SBS 기자)     

전공의 비율이 미국이나 일본은 10% 정도인데, 서울대는 46%이었다. 큰 병원일수록 돈 적게 드는 전공의에게 의존한다. 일본은 전공의에게도 개업의 수준의 보수를 주는데, 우리는 낮은 보수를 주면서주 80시간 근무시켰다.

- 이건 노동착취 아닌가?

- 나중 전문의 되면 예전에 못 번 돈 벌어라며 구조적으로 만든---     


4. 의사 증원은 매년 150명 정도라든가 순차적으로 늘리자는 보고서는 있지만, 한 번에 2천명, 3천명이라는 보고서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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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전 세계 코로나 위기에서 칭송받던 의료체계를 이렇게 무너뜨렸을까? 열심히 일하던 의사들 불 질러놓고, ‘의료위기’라나, ‘의료대란’을 만들었을까. 문제와 해법이 뚜렷하던데, 아무리 보아도 대폭 증원은 아닌데(점진적 증원은 몰라도). 이번 사태에 책임질 사람이 있어 보인다. 사필귀정(事必歸正).     


그런데 한 해는 증원하고, 다음 해에 줄일 수도 없을 테니 이래저래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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