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윤섭 Oct 16. 2021

운동을 시작하는 법

몰라서 못하는 것이 아니다

 정말 많이들 물어보는 질문이다. '운동 시작하려는 뭐부터 해야 해?', '운동 역시 피티 받는 것이 좋겠지?', '집에서는 잘 안되니까 헬스장 등록하려는데 얼마 정도가 적당해?' 등등. 사실, 운동을 진짜로 하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은 위 질문들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이미 무엇이든 시작했을 테니까. 그렇다.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하는 것은 마음먹는 것이다. 


 나는 태어나서 단 한 번도 피티를 받아 본 적이 없다.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지가 벌써 햇수로 9년 차이지만 그 기간 동안 단 한 번도 없었다. 군대에서 트레이너를 하다 온 친구에게 이것저것 물어본 것도 피티라면 피티였겠지만 돈을 지불하고 수업을 듣는 형식의 피티는 없었다. 나 스스로 운동을 잘한다는 의미로 자랑하는 것이 아니다. 피티를 받을 수가 없었다는 말인데, 이유는 간단했다. 시도해 봐야 할 것들이 매우 매우 차고 넘쳤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유튜브에 운동 콘텐츠를 올리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난 맨몸 운동부터 시작했었다. 사실 우선적으로 워낙에 운이 좋은 편이었다. 가족들 모두가 운동을 좋아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운동이라는 것에 노출될 수 있었고 재미 삼아 푸시업, 윗몸일으키기 등을 학생 때부터 수시로 했었다. 그러니 주변에 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두어라..라고 한다면 이 글의 제목을 읽고 들어온 분들에게 굉장히 실례일 것이다.  

 

 피티 수업에 대해서 물어보는 지인들에게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물론 운동을 배우고 싶다면 피티가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의지를 사고 싶은 것이 아니라면 굳이 피티를 할 필요는 없다.' 본인의 의지가 약한 것 때문에 피티를 시작하지 말라는 말이다. 우선적으로 금전적으로 리스크가 굉장히 크고, 본인의 의지에 대한 지불로는 더더욱이나 많은 급여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일단 시작하라.'라는 말도 굉장히 듣기 싫은 말 중에 하나일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니까. 그래서 지금부터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1. 지금 당장 푸시업 10회를 실시한다.

2. 그만둔다. 

 

 이상이다. 오늘의 운동은 이것으로 끝이다. 더 이상 조금이라도 더 할 필요가 없다. 만약 10회가 힘들다면 5회, 5회가 힘들다면 정말 1회만 시행해도 충분하다. 그것도 안 되겠다면 무릎을 데고서라도 시행하면 된다. 물론 지금 당장 푸시업을 단 1회밖에 시행할 수 없는 근력과 체력이라면, 더욱 심각성에 대해 스스로 고민을 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오늘의 운동은 저것으로 마친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인가 싶겠지만 훨씬 중요한 것은 그다음부터이다. 이제 저 1번을 정확히 '1주일'간 시행한다. 단 절대로, 단 하루도 빠짐없이 '연속으로'말이다. 이 '연속성'이 중요하다. 사람은 워낙에 적응하는 데에 도가 튼 생물이기 때문에 한번 적응하게 되면 그다음으로 나아가는 것은 쉬운 편이다. 따라서 운동이라는 종류의 진입장벽이 높은 것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불편감'을 만들 필요가 있다. 여기서 불편감이라는 것은 모종의 자기 자신에게 거는 '협박'과도 같은데, 이는 본인을 가치를 스스로 낮추는 데에서 기인한다. 푸시업 10회, 혹은 1회는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객관적, 주관적으로 굉장히 어렵지 않은 수준의 운동이다. 그리고 그것으로 오늘 하루 운동을 마쳤다고 할 수 있는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하지만 하루라도 거르게 된다면 어느 순간 '푸시업 10회도 못했다고?.. 내가 그렇게 바빴다고?.. 힘들었다고?..'라는 '불편함'에 빠지게 된다. 혹시라도 여기서 타협할 것이라면 그냥 그렇게 살아라.


 실제로 위의 방법으로 지금까지 많은 지인들의 운동 습관을 만드는 것에 성공했다. '푸시업을 할 줄 몰라서 운동을 안 하는 것은 아니잖아?'라고 말을 했던 것이 이 운동방법 전파의 시작이었다. 당신은 이미 굉장히 많은 것을 알고 있다. 모두 알고 있지만, 시작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시작하지 못하는 이유도 또한 알고 있다. '쉽게 얻고 싶어서.'이다. 그러니 처음엔 '쉽게 얻어 갈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지금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늘부터 시작해보자. 꼭 푸시업이 아니어도 된다. 스쾃이든, 스트레칭이든 그 무엇이든 오늘부터 1번이라도, 1분이라도, 30초라도 시행해보자. 그리고 한 가지 더 팁이 있다면, 어딘가에 혹은 누군가에게 기록을 남겨라. 그렇게 된다면 당신이 빠뜨려 버릴 수 있는 불연속성을 그 누군가가 호되게 질타할 것이다. 


 '푸시업 무릎 대이고 1회도 안 할 거면, 그냥 하지 마.' 


이 글에 댓글로 시작해주시는 누군가에게 평생 공짜 피티권을 드리겠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끊임없이 동기부여받을 수 있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