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바다 내음 품은 밥집 세 곳

by 갈잎의노래

거제도는 섬이다.

사방이 바다인 큰 섬이다.


그래서 바다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이 풍부하다.

거제도는 해산물의 진수성찬이 펼쳐지는 곳이다.

거제 관광부에서 소개하는 거제의 맛자랑 9 미(味)

가 있다. 대구탕, 굴구이, 멍게(성게)비빔밥, 도다리쑥국, 멸치쌈밥/멸치회무침, 생선회/물회, 바람의 핫도그, 볼락구이.

가운데 ‘바람의 핫도그’를 제외한 나머지가 바다 재료 요리이다.


거제 여행의 백미는 다양한 해물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산물 요리를 특히 좋아하는 사람들을 거제도는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다채로운 해산물 재료로 요리된 맛깔스러운 요리들이 여기저기서 손님 맞이를 하고 있을 테니.


굳이 거제 9 미(味)가 아니더라도 거제 곳곳에는 괜찮은 해산물 밥집이 꽤 있다. 거제에서 맛본 음식 가운데 거제도의 맛, 바다의 맛이 담긴 세 가지의 음식이 되살아난다. 군침과 더불어.


멸치 쌈밥에 대한 기억이 좋다.

멸치쌈밥은 멸치를 넣어 끊인 찌개를 야채에 싸서 밥과 함께 먹는 쌈밥이다.

멸치찌개는 생멸치에 간장, 마늘, 생강, 매실 등 다양한 양념장을 듬뿍 넣는다. 여기에 양파와 고추, 대파와 깻잎 등을 넣어 자글자글 끊인 찌개이다.



멸치는 잔멸치가 아니고 제법 큰 멸치라 오히려 작은 생선이라 할 만하다. 멸치에 갖은 야채와 양념이 버무려져 끓여진 얼큰하고 매콤한 맛은 밥반찬으로 그만이다. 상치나 야채에 멸치찌개를 듬뿍 얹고 고추 마늘 등 향신료를 얹어 쌈으로 먹으면 풍성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한술 쌈밥에 마음까지 덩달아 흐뭇해진다.


멸치쌈밥은 봄철 한 때 포획되는 멸치 어종으로 조리한다. 따라서 봄철을 지나면 식단을 맛보기 어렵다. 생선 요리로서의 희소성이 있어서 인지 맛에 더욱 애착이 간다.


멸치에는 칼슘이 많아 뼈를 튼튼하게 해 주고, DHA, EPA 성분은 두뇌 활동에도 좋다고 한다. 또한 함유된 타우린 성분은 체내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어 동맥경화도 예방한다고 하니 입맛 즐거운 것이 아니라 몸까지 챙기는 일석이조이다.


또, 어느 길가 식당에서 맛본 해물뚝배기가 아른거린다.

뚝배기가 나올 때 눈이 잠시 휘둥그레졌다. 곧 이어 입은 감동하고.

해물뚝배기는 해산물 짬뽕 격이다. 가지가지 해산물을 넣어 끓인 탕이라 해산물을 조금씩 맛보기에도 제격이다. 엄청난 해산물이 우려진 뚝배기 국물 맛은 짭짤하면서도 얼큰한 풍미가 미각과 후각을 싸잡아 자극한다.



해물뚝배기에는 과장하자면 우리에게 이름깨나 익숙한 해물 재료는 거의 다 들어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두툼한 전복은 물론이고 홍합, 새우, 꽃게, 바지락, 가리비, 미더덕, 전복.. 등 각종 해산물들이 푸짐하게 자리잡고 있다.


뚝배기는 풍부한 해산물에 무, 양파, 대파, 애호박, 쑥갓, 팽이버섯, 청홍고추 등의 야채를 넣어 끓인다. 해물에서 나오는 바다향과 야채의 담백한 맛이 얼큰한 양념과 어우러져 풍미를 높인다. 풍성한 해물뚝배기 한 그릇이 먹는 이를 갑자기 풍족하게 한다. 갈증이 심할 때 한 모금의 물은 야생의 진꿀보다도 더 달콤하듯 여행자의 허기를 처방해 줄 식단은 잘 끓인 해물뚝배기 한 그릇으로도 충분하다.

이와 함께 길 모퉁이 한 식당에서 즐감한 식단도 기억에 또렷하다.

바다 향을 품은 초록색 국물의 칼국수를 맛보았다. 배말 칼국수였다. 배말은 바닷가 해안 바위에 붙어 있는 조개로 삿갓조개, 따개비라고도 부른다. 배말 칼국수는 거제도 토종 배말이 칼국수 육수와 식감 재료로 녹아들어 간 칼국수이다. 배말을 푹 고아 칼국수 육수로 내고 거기에 칼국수 면을 삶으면 초록색 진한 국물의 배말 칼국수가 된다.



각종 해산물이 들어간 배말 칼국수 면발을 한입 후루룩 들이키면 바다향으로 입안이 행복해진다. 배말은 쫄깃쫄깃 씹히는 식감도 좋아 입맛을 한껏 돋운다. 바다 조개인 배말을 매개로 바다와 칼국수가 만나 바다 향을 담은 별미의 칼국수가 되었다.

걷는 여행은 세 가지가 즐거워야 한다. 우선 눈이 즐거워야 한다. 걷는 길에 시야에 들어오는 주위의 풍경들이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경험하지 못한 경관, 색다른 전경, 경이로운 장면 등이 수시로 눈앞에 펼쳐지면 지친 여행자들의 걸음걸이에 생동력이 생긴다. 여정 속으로 몰입하게 된다.


두 번째는 입이 즐거워야 한다. 걷는 여행자는 체력 소모를 많이 한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시장기를 금방 느낀다. 이때 여행자의 고단함을 풀어 줄 수 있는 식사 시간은 휴식을 겸한 신체 에너지 충전 시간이다. 식사 시간이 즐거워지기 위해서는 당연히 식단이 만족스러워야 한다. 운이 좋게 식사 시간에 즈음해서 소위 맛집을 잘 만나야 한다. 가성비가 좋은 한 끼 식사는 여행자를 흐뭇하게 한다. 맛으로 채워진 포만감은 여행의 고단함을 잊게 하고 고단한 육체에 느긋한 안식을 가져다준다.


세 번째는 생각이 즐거워야 한다. 여행 일과를 정리할 시점에 길에서 부대꼈던 장면들로부터 감동이 새록새록 되살아나야 한다. 여행이란 매 순간 새로운 상황들을 체험하는 것이며 새롭게 느끼고 체득하는 것이다. 나의 시야와 경험이 여행의 범위만큼 확장된다.


3박자의 조화는 걷는 여행자의 활력을 북돋운다. 여정이 길어지면 조금씩 지쳐갈 수 있는 여행자의 뒷심이 된다. 보는 즐거움, 먹는 즐거움, 생각의 즐거움은 여행 순례자들에게 피로 회복제이자 행복 충전제이다.

잠깐, 여기에서 넌센스 퀴즈 하나.

눈의 즐거움과 입의 즐거움 중에서 어느 것이 우선일까.

힌트 ‘금강산도 식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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