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들은 서로 사랑했을까?

가까워질수록 멀어질 수밖에 없었던 그들

by Lydia Youn

아무도 마주치고 싶지 않아 진 A는 대화의 숨통이 트이는 B만이 유일한 사랑이라고 생각했었다. B를 사랑했던 걸까? 정확히는 A조차 알 수 없다. 사랑에는 다양한 방식의 다양한 얼굴의 다양한 표면의 다양한 속내의 다양한 사랑이 있다. 그 사랑 중에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진짜 그녀를 ‘사랑’하는 것일까? 역시 어렵다. 그녀와 키스하는 것은 좋다. 가벼운 스킨십 역시 가끔은 설레기도 한다. 하지만 이게 A가 해왔던 연애들의 사랑일까?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 아마 A는 그녀의 생애 전반에 걸쳐 자신에게 되물을 것이다. 나는 B를 사랑했는가.


가까이서 보면 이게 진짜 사랑인지 알기 어려울 때가 많다. 너무 가까워서 사랑인지 증오인지 헷갈릴 때가 많아서 그걸 애증이라 부르기로 하고 사랑으로 치부하곤 한다. 애증도 사랑일까? 증오가 빠진 사랑이 필요했던 A에게 B는 사랑이었을지언정 증오를 잠재워줄 상대는 아니었기에 그들은 멀어졌다.


A의 사랑에는 반드시 분노가 동반되는가 보다. A는 그토록 정신적으로 집착했던 B에게서 멀어지며 오히려 어떤 안도감과 해방감을 느낀다. 슬픈 것도 같다. 하루의 일과를 서로 나누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던 그녀에게서 멀어진 지금도 웃으며 빵을 씹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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